가을 혜화동과 성북동사이 오래전에 성곽을 잘라내고 길을 내었습니다 길가엔 시루봉길과 마찬가지로 노랑물이 화사하게 물들었지요 아침햇살은 낙산에도 비춰 이화장 뒷마당의 단풍을 한층 붉고 투명하게 조화를 부려놓아요 골목길 좁은 계단을 오르고 드디어 청명한 가을하늘이 온전하게 인왕과 북악.. 카테고리 없음 2008.11.12
더 스미스 콰르텟 제 19회 이건음악회 초청연주회 11월 8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토요일 출근은 늘상 한가했었지요 하지만 예상을 빗나가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쌍문동에서부터 느림보 주행이더니 수유리에서는 아예 정체입니다 당연히 해도 너무한 지각을 하고 말았어요 이건음악회에 가는 것은 예정에 없.. 카테고리 없음 2008.11.09
탈북자의 고백 "소대장 새끼래 눈깔이 뒤집혀 개지구서래 권총으로 쏴죽이겠다고 쫓아오는데 어쩌겠슴메" 나는 한강하구 뻘밭으로 기진맥진 기어나와 온통 진흙투성이의 몸뚱아리로 해병대 경계초소를 향해 소리쳤지요 무엇보다 배가고파 죽을 지경이었어요 "내래 북쪽에서 건너왔시요 자수를 할테니끼니 받아주.. 카테고리 없음 2008.11.06
굿바이 일본영화의 저력을 보았습니다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로 장례라는 인류보편의 예식을 아주 섬세하게 그렸군요 죽음은 역시 인간에게 가장 강렬한 삶의 무게를 주는 사태임를 실감합니다 실직과 더불어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직장을 찾는다는 것이 죽은 사람을 염습하여 입관하는 절차인 일반인.. 카테고리 없음 2008.11.02
이글 아이 정보화의 세계 가만히 앉아서 전세계의 휴대전화를 감청한다니 놀라운 일이다 지구상의 모든 전파를 자유롭게 조정하여 모든 시스템을 장악하고 스스로 입력한 계획대로 일을 추진한다? 그것도 인간이 만든 거대한 컴퓨터가 인간의 명령이 아닌 스스로의 판단으로 인간을 꼼짝 못하게 통제한다? 예.. 카테고리 없음 2008.10.31
공작부인 사랑은 신뢰일까? 막연한 눈맞음 저 환상속의 하늘을 덮는 날개짓이란 말인가? 화려한 영상에 펼쳐지는 귀족들의 우아한 삶에서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사랑이라는 주제로 아름답게 그려냈다 불같은 사랑이 어찌 너에게만 있으랴 관용은 더 큰 사랑으로 결실을 맺고 그 사랑은 인간의 인(仁)한 본질을 .. 카테고리 없음 2008.10.25
홍당무 머리를 식힌다는 핑계로 영화를 보는 것은 호사이기도 할 겁니다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영화가 없을까? 공작부인이 어떨까요? 남자가 바람을 피우고 여자가 맞바람을 피우는 뻔한 스토리가 아닐까? 아 평을 보니까 홍당무가 좋다고 하는데 그게 괜찮을 것 같아요 시사회에서 기자들이 절대로 웃지 .. 카테고리 없음 2008.10.23
은세계 이인직 신소설과 신연극의 시작점을 찍은 완벽한 일본인이 되려 발버둥쳤던 조선인 올해가 원각사가 세워지고 이인직의 신연극 은세계가 공연된지 꼭 백주년이 되는 해란다 원각사가 세워졌던 자리는 새문안교회가 들어섰고 1995년 원각사 복원을 이념으로 지금의 정동극장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신.. 카테고리 없음 2008.10.21
간송미술관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성북동을 향해 걷습니다 이웃의 과잉 친절이 아침을 번거롭게 하였지요 사무실에서 터덜터덜 골목길을 나와 동숭홀을 지나고 흉물스런 고가도로가 철거된 혜화동로터리에서 보성이 있던 방향으로 돈까스고개를 넘으면 간송미술관이 현대식 건물에 가려져 입구만 보입니다 파.. 카테고리 없음 2008.10.12
일산호수공원 가을을 봄으로 착각했어요 날씨가 왜 이렇게 되었대요? 인간의 삶이나 식물의 삶이나 헷갈리기는 매 일반인가봐요 하늘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렇게 심한 변화가 가당키나 한거냐구요 미묘한 계절에 속아 꽃을 피운 저 나무가 속삭이는 것 같아요 열매가 익어가는 가을에 보란듯이 피었어요 이미 같은 .. 카테고리 없음 2008.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