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테고리 4

몽중유희夢中遊戱

늦가을 볕이 좋은 날 찬바람이 분다 한 시간 넘게 전철과 버스를 타고 도착한 시골집 차고 앞에 승용차 한 대가 떡하니 서있다 전화와 문자를 번갈아 보냈지만 묵묵부답 자동차를 포기하고 친구에게 작은 오토바이를 빌려 오랜만에 차량이 많은 도로주행을 했다 바람이 참 시원하다 오페라 나비부인을 보다가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깊은 잠에 빠졌나 보다 오매불망 그리운 님이 꿈에 보이고 애증 가득한 핀잔을 들으며 시달렸는데 깨어나니 이미 오페라 전막이 다 지나갔다 핑커톤을 애타게 기다리며 부르는 '초초'상의 애절한 아리아가 은은하게 울려 퍼질 때쯤 꿈에 그리운 님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핀잔을 퍼부었나 보다 몹시 그립다

새 카테고리 2022.11.21 (5)

배반背反 또는 배신背信

얼추 추스려진 듯 일상으로 되돌아왔다. 내내 억울하다. "국민 국민 오직 국민을 위해 진력을 다 하겠다." 무능의 극치를 보는 듯한 정치꾼들의 말에 순진무구한 국민은 그 말에 신뢰를 보탰다. 백성이 하늘이요 하늘이 백성이라는 옛말이 옳다면 오늘날의 국민은 하늘이요 하늘이 국민이다. 하늘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순수할 뿐이다. 순수한 하늘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은 자들이 곡필을 일삼은 언론이라면 그래서 저 무능한 각자위심의 정치꾼들이 양산되었다면 직필 아닌 곡필을 휘둔 언론과 무능한 정치꾼에 대한 하늘의 심판은 마땅하다. 그렇게 국민 국민 국민을 위한다더니 생때같은 새파란 생령들을 죽음의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위령은커녕 조소에 가까운 표정 하며 가식의 꼬라지들에 하늘의 억장이 무너졌다. 국민을 하늘이라 여기..

새 카테고리 2022.11.09 (5)

반토막

1988년 12월 15일쯤인가 보오. 조선일보사에서 기획한 일본에 남아있는 백제문화유적답사여행에 동참할 기회를 얻어 수백 명 단체의 일원으로 부산에서 커다란 카페리 배편을 이용하여 일본 여행을 시작하였다오. 그야말로 경이로운 시선으로 일본의 산하와 그들의 일상생활을 살펴보았지요. 숙소는 2인 1실 호텔방을 정해주었는데 그때 동행이 된 사람은 70에 가까운 노인이었오. 일제강점기 때에 일본에서 공부를 하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일본어에 능통하여 저녁시간에 우리는 시장을 구경하며 산책을 하기도 했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숙소를 공유하였는데 그 노인은 뜬금없이 아주 심각한 어조로 운을 떼며 건강할 때 그 소중함을 잘 지키라고 당부하듯 진중하게 말을 건넸지요. "돈(재산)을 잃는 것은 아주 적게 잃는 것이..

새 카테고리 2022.10.27 (16)

정돈

문을 열기 전에 미리 가서 대기해야 제시간에 빨리 먹을 수 있다. 이날은 50분을 넘게 기다린 끝에 겨우 음식상을 받았다. 가끔 먹는 돈까스인데 여타 돈까스와 차별이 있다. 육질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이빨에 끼지않고 소화도 걱정할 것이 없다. 시간이 좀 늦으면 기다리는 것이 흠인데, 그래서 자주 가지는 못하고 여유가 넉넉할 때 저녁 20여 분전에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선착순으로 비교적 일찍 맛을 보는 편이다. 그날의 재료가 소진되면 곧바로 영업종료를 한다고 한다. 대학로 골목길에 있다.

새 카테고리 2021.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