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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

참외의 맛이 참 좋다. 동두천에 사시는 형님은 간결하게 말씀하신다. 명진스님이 제주바다에서 사고로 소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심란하다. 명진의 죽음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 며칠을 고심하였으나 세속의 납득이 어렵다. 그가 추구한 최고 선의 경지를 짐작해 본다. 자신의 몸의 한계를 시험하는 극한의 모험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이 아닐까? 그의 수행방식은 위험한 행위를 서슴없이 하는 것이었다. 여름엔 바다에서 서핑 겨울엔 스키장에서 보드를 즐겼다. 70대 노인이 도전하기에는 거의 불가한 운동이라고 다들 말렸으나 오히려 명진은 열반의 자리를 찾은 듯했다. 명진답다. 죽음이 간결하다. 열반의 경지를 스스로 득하였다고 믿고 싶다. 아니 명진은 무여열반에 들었다. 소탈한 웃음이 그립다.

카테고리 없음 2026.08.27

참외 2

노란 참외 한 개를 딴지 보름이 지났어요. 혹시나 하고 살펴보니 초록참외 다섯 개가 달렸어요. 농사꾼의 기쁨이란 이런 것이로구나 감탄을 연발하였지요. 야속하게도 호박은 애호박 다섯 개를 딴 후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입니다. 무더위와 가뭄 때문일까요? 어제오늘 비가 좀 내렸으니 기대가 되긴 합니다. 우리 산에도 예쁜 꽃들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어요. 산소에 난 무릇이 꽃대를 세우고 고고함을 자랑하는군요. 초보농사꾼의 농사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강아지를 분양해 준 감악산 친구가 왔어요. 우리 집 강아지는 반가움에 어쩔 줄 모르고 덤벼들며 나는 안중에도 없는 듯 친구에게 갖은 아양을 떠는데 강아지의 기억이 너무 좋은 것 같아 놀랐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08.16

화천대유

잡초 사이에서 요것을 발견하였다. 열매가 검지만 예쁘다. 시원한 전철은 노인들의 천국 노인전철이용권은 옛 경원선이었던 철로였던 지금의 전철노선에 최적의 피서구간 공짜승차권 즐겨보는 역경에서 동인괘를 지나 대유괘에 이르러 上九 自天祐之 吉 無不利 효사를 보며 대장동의 거대한 의혹이 어떻게 종결되었을까 잠시 생각에 머무른다. 크게 한탕 벌려서 더 크게 부를 축적하되 하늘의 도움으로 뒤탈이 없게 주술적인 이름을 골라 상호를 만들려고 역경의 한 괘인 화천대유를 선택한 것일까? 어떠한 일을 하든 "하늘이 보우하사 상서롭기만 하고 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 그래서일까? 그 오래된 대장동의 의혹은 흐지부지 잊히는 느낌이다. 그 엄청난 뇌물의 흔적은 끝내 오리무중 정치권 윗선으로의 무수한 의문은 풀길이 없는 듯하다..

카테고리 없음 2026.08.16

참외

올해 참외농사는 모종 여섯 개를 사다가 심었는데 다섯 개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단 한 개가 살아남아 단 한 개의 참외를 이렇게 예쁘게 선보였다. 실로 감탄을 하며 한참을 보았다. 시골 산에 모처럼 온 손녀의 차지가 되었다. 더워도 너무 덥다. 시도 때도 없이 온열주의문자가 울려댄다. 실내온도 32도 문화센터 실내운동공간에는 적정온도의 에어컨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매일 한 시간 정도의 무더위 피난처가 되었다. 운동을 끝내고 나오면 숨이 턱 막힌다. 강아지도 덥다. 미세한 발소리만으로도 귀를 쫑긋 세우고 꼬리를 흔들더니 더위에 감각마저 둔해졌는지.....

카테고리 없음 2026.08.06

깨진 바가지

무더위가 덮친 삼천리금수강산 오늘도 강아지 밥 주러 시원 서늘한 전철을 타고 독서삼매경에 빠져 시골을 향해 가고 있는데 앞 좌석의 할머니들의 대화가 끝없이 이어지고 문득 "바가지가 깨져도 물만 새지 않으면 돼"라는 말에 전후 문맥은 알지도 못하면서 "깨진 바가지"에서 그만 나의 집중력은 "깨"지고 말았다. 어린 시절 동내의 시끌벅적한 부부싸움은 대개 소문에 의한 배우자의 "바람피운 내력" 때문이었는데 남자들의 바람이야 그저 어물쩍 넘어가는 경향이었으나 여성의 경우는 남편들의 불같은 질투와 수치심이 폭발해 가정이 깨질 정도로 험악한 폭력이 가해지기도 했다. 이때 중재에 노련한 마담뚜가 나서서 하는 말 " '야, 야, 바가지가 깨져도 물만 안 새면 되는 거야' 그러니 새끼들 생각해서 꾹 참고 다시는 샛서..

카테고리 없음 2026.08.03

사나운 할머니

이미지만 후버댐을 닮은 한탄강댐. 이 댐은 왜 만들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허리둘레의 지방층이 예사롭지 않다. 평일에만 문을 여는 문화센터에서 매일 한 시간쯤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였는데 피로의 후유증을 염려하였으나 오히려 일상이 서서히 부지런하게 변하는 이상한 효과를 느낌으로 인식하고 속으로 놀랐다. 사람은 늙을수록 삶에서 축적된 덕목이알게 모르게 밖으로 드러난다고 하더라. 할머니 두 분이 실내자전거운동기구에 앉아 느긋하게 발을 구루며 담소를 나누다가 "속이 다 썩었어"라고 하시기에 "왜 속이 다 썩었나요?" 했더니 "나쁜 놈"들이 많다며 여기 처음 오신 것 같은데 다니다 보면 저절로 알 거라고 한숨을 내쉰다. 두 분의 할머니 얼굴에서 눈빛의 사나움이 보인다. 운동하는 노인들의 다툼이 간혹 있었던 ..

카테고리 없음 2026.07.30

강아지 똥강아지

감악산친구에게 강아지 한 마리를 또 얻었다. 시골집에 놓아두고 매일 전철을 타고 밥 주러 간다. 편도 한 시간 왕복 두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려고 휴대폰에 깔린 제자백가를 열고추울 정도로 시원한 전철에서 과도하게 집중해 읽으며 삼매경을 즐기는데 한순간 고개를 들어 앞자리에 다소곳 앉아있는 여성을 보고 묘한 매력에 나도 모르게 한눈을 팔았다. "늙은 말이 콩을 마다 하랴" 새파랗게 젊은 날 셰익스피어를 탐독하다가 발견한 문장이 떠오른다. 피식 웃으면서도 고전의 문장에서 벗어나 힐끔 눈길이 가는 여성의 매력에 머리가 엉클어졌다. 머리가 하얘지고 눈썹이 하얘지고 수염이 하얘지는데 여태 여성의 매력을 붙들고 있다는 자각에 또 헛웃음이 난다. 우리 집 똥강아지는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정신이 없다. 밥 주는 동안..

카테고리 없음 2026.07.28

사랑은 변덕스러운 새

조르쥬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 나오는 유명한 아리아를 소냐 욘체바의 노래로 감상을 합니다. 번역에 따라 "사랑은 길들여지지 않은 새"라고도 하네요. 주로 메가박스에서 상영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오래전에 소냐 욘체바를 보았고 그의 노래를 들었지요. 막간의 인터뷰에서 차세대를 이을 신예라고 소개합니다. 벌써 10년이 훌쩍 넘어가는군요. 그때는 비교적 날씬한 몸매를 뽐내었으나 지금은 살이 쪄서 몸이 두리뭉실해졌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요나스 카우프만 리사이틀을 방영하는데 뤼도빅 테지에와 소냐 욘체바가 출연하여 완숙한 노래를 자랑합니다. 뤼도빅은 몇 년 만에 배가 두배로 나온 것 같습니다. 세월은 그 누구도 비껴가지 않는군요. 소프라노가 부르는 비제의 하바네라 소냐는 메조의 느낌으로 오싹할 정도로 찰지게 불..

카테고리 없음 2026.07.27

산삼씨앗열매

비 오는 날 산삼열매를 보고 쓰러진 고춧대 세워주는 쇠막대기를 사다가 가랑비를 맞으며 고추옆에 때려 박고 묶어주었다. 호박도 한 개 따고....간발의 차이로 한 시간에 한 대씩 다니는 전철을 놓치고 다음 전철을 기다리는 동안 한탄강엘 내려가 보았다. 3일 전 폭우를 짐작케 하는 범람의 흔적이 징하게 남아있어 불인한 천지자연의 변화를 실감한다. 가시 돋친 밤송이가 귀엽다.

카테고리 없음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