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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의 고백

jaye syo 2008. 11. 6. 00:27

"소대장 새끼래 눈깔이 뒤집혀 개지구서래 권총으로 쏴죽이겠다고 쫓아오는데 어쩌겠슴메"

 

나는 한강하구 뻘밭으로 기진맥진 기어나와 온통 진흙투성이의 몸뚱아리로 해병대 경계초소를 향해 소리쳤지요

무엇보다 배가고파 죽을 지경이었어요

"내래 북쪽에서 건너왔시요 자수를 할테니끼니 받아주시라요?"

남한의 초병은 나를 실성한 미친놈 취급을 하데요

그러면서 욕지거리를 해대며 저리 가라고 소리소리 지릅디다

하기야 뻘에 굴러 흙 때문에 북조선군복이 보이지도 않았겠지요

하는 수 없이 흙투성이를 한체 철조망을 넘어와 마을의 민가에서 할머니 한분을 만났습니다

먹을 것 좀 달라고 매달리다시피 호소하여 주린배를 채우고는

할머니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자수를 할터이니 경찰에게 알리시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놀란 할머니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여 출동한 경찰관에게 이끌려 파출소에서 조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경찰관도 놀랬지요

경계초소경비병이 실성한 놈이라며 쫓아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던 것입니다

윗선에 보고가 올라가자 경찰서장은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저 높은 곳 육군보안대에 직접 보고를 올렸습니다 

난리가 났어요

관할 해병대장과 경찰서장이 껄끄러운 관계였다나요?

뒤늦게 진상을 알게 된 해병대장은 병력을 동원하여 아직 유치장에 수감중인 나를 탈취하려고

경찰서를 포위하고는 탈북자를 내놓으라 으름장을 놓았으나 고분고분 내어줄 서장이 아니였어요 

급기야 굳게 잠긴 경찰서 문을 부수려고 달려들었는데

난데없는 헬리콥터가 경찰서에 날아온겁니다

헬기에서 육군대령이 내리는 것으로 사태는 종료되었고 나는 군에서 또 진술을 해야했어요

 

못생긴 소대장 마누라가 꼬리를 치는 거예요

처음엔 그냥 무시하고 넘겼는데 사실 군생활이란게 따분하잖아요 

결국 소대장 마누라에게 넘어가 몇차례 정을 통하다가 들키고 말았지 뭡니까

소대장 간나새끼 노발대발 권총을 빼들고 죽이겠다는데

냅다 도망치다가 어차피 죽은 목숨 강이라도 건너보자고 뛰어들었지요

 

"지금은 어찌 사는지 고것은 묻지마시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