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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음회 韓音會

아빠가 좋아하는 음악회라며 딸이 티켓을 마련해주었지요. 참 오랜만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국악공연을 감상했습니다. 역시 대가들의 음색은 남다르더군요. 수제천을 시작으로 살풀이 춤이 이어지고 신명 나는 경기민요가 경쾌하고 시원하게 울려 퍼집니다. 창극 심청의 부녀상봉 장면에서 왕기석 명창의 소리는 판소리 맛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천년만세에 이어 가야금병창 제비노정기의 수준 높은 연주는 깊은 인상을 남겨요. 아 ~ 시나위 연주는 평생 만나기 쉽지 않은 최고의 호사였지요. 왜 인간문화제라는 호칭이 위대한 것인지 의문이 풀렸으니까요. 승무도 감동이었어요. 매우 반가운 얼굴들 기업의 사회기여는 겨레의 전통문화에 힘을 쏟는 것만큼 큰 것이 있을까? 크라운해태제과의 윤영달 회장님의 후원에 응원과 큰 박수를 보낸다.

카테고리 없음 2022.04.08

사월첫날

꽃이 피는 것을 보면 해마다 맞이하는 봄이건만 아름다움에 취해 품 안에 희열이 넘치도록 차올라요 갈피를 잡지 못한 체 기억이 흐려진다는 것은 미웠던 추한 마음가짐 내버리고 그대 예쁜 매력 하나 남겨 새봄 새롭게 피어나는 저 화사한 꽃을 반기는 것인지도 몰라요 거짓으로 가득 찬 사월 첫날 국정은 사라지고 넘치는 게 옷값 시비 거짓 아홉에 진실 하나 만우절은 실없이 웃어요 그대의 평안을 빌어요.

카테고리 없음 2022.04.01

3월의 눈

중랑천을 걷는데 파릇합니다. 행복은 전염이 된다는 게 분명해요. 젊은 날의 꿈은 모두 망각의 늪에 잠기고 선망에 머문 나의 님 다 떠나갔어도 매일매일 행복한 기분이 가득 차 올라요. 마당엔 매화가 활짝 피고 커다란 살구나무 발그란 꽃망울로 잔가지에 온통 미점을 찍어요. 개화에 이어 흩날리는 꽃잎을 상상하며 짧은 봄의 정취에 미리 빠져보는 게 이토록 가슴이 행복한 것인 줄 뒤늦은 깨달음임에도 희열이 몰려와요. 기분이 좋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2.03.25

봄을 향한 소요의 시간

겨우내 비닐포장 밑에서 월동을 했는지 추위가 풀리기도 전에 무성하게 꽃을 피웠다. 방통대 명물 꼬부랑 소나무 목련도 눈을 틔었다. 어수선하다. 무당의 말이 금과옥조로 절대명령이다. 국가가 어찌 되든 국민의 삶이 어찌 되든 개인의 보신이 최우선이다. 참 이상한 일이지. 치열한 선거전에서 통합을 말하고 국가를 반석 위에 올려놓을 듯이 포효를 하더니만 당선의 목적이 저 혼자만의 보신이라니. 박정희가 무속을 미신이라며 씨를 말리려고 하였다. 그 시절 민중의 애환을 달래주던 무당들은 된서리를 맞았지. 그 바람에 서양 귀신을 섬기는 교회당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우리의 무당은 음지로 그늘로 숨어들었다가 이번 대선에서 그들의 예언이 적중한 사건으로 보란 듯이 표면에 부상하여 배 놔라 감 놔라 참견하니 원시 제정일치의..

카테고리 없음 2022.03.25

잣골

나이 든 사람들은 옛맛을 그리워하지요. 동숭동 잣골은 토속의 진한 맛을 음식에 재현합니다. 오래된 내 친구는 잣골의 맛을 한번 보더니 은근한 중독성이 있는 맛이라고 평을 하더군요. 주인의 인심이 넉넉합니다. 아주 까탈스럽고 음식의 질과 맛에 관한 한 매우 인색한 편인 내입장에서는 그리 후한 점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의 한 복판에서 보편적으로 선호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좋은 식당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동숭교회 앞 2층에 있지요.

카테고리 없음 2022.03.23

광주옥

알고 보니 가매의 상호로 별도의 식당을 함께 운영하고 있네요. 음식의 명장이라는 칭호를 받으신 요리사가 내놓는 것이라서인지 특별합니다. 광주옥에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래전 냉면을 몹시 좋아하는 친구는 면을 가위로 자르면 맛이 떨어진다며 기다란 면발을 한입 가득 욱여넣고 무미한 메밀 맛을 음미하곤 했지요. 맛 좋은 발효식초를 첨가하면 그만입니다. 광주옥 모처럼 만난 좋은 음식점이었어요.

카테고리 없음 2022.03.10

가매초밥

시간에 구애됨이 없다는 삶이란 아무런 걱정 없는, 즉 여유로운 낭만이 가득해서 느긋하거나 아니면 불행에 찌든 생활을 극복하지 못해 자포자기의 비애가 가득하여 넋을 놓거나 둘 중에 하나가 아닐까? 먼 거리의 이동 시간을 생각 없이 설정하다 보니 때를 놓쳤다. 어쨌거나 이름 있는 맛집을 찾아갔는데 코로나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 문을 닫았단다. 바로 옆에 있는 초밥집을 보며 별로 끌리지도 않았지만 선택의 여지없이 찾아들었으나 이마저도 아슬하게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 쫓기게 되었는데 매장에서 도시락의 기발한 판매 발상 때문에 포장 구매하였다. 도청을 개조한 문화센터 공원 모퉁이 긴 의자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는데 그 맛이 가히 일품의 경지다. 돌이켜보니 일생동안 초밥을 이렇게 맛있게 먹어본 적이 있었나 싶다. 가매 ..

카테고리 없음 2022.02.28

개명한 세상임에도 현대인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점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인류의 긴 역사를 통해 매우 어리석은 미개한 짓이라며 점치는 행위를 강력한 형법을 앞세워 겁을 주고 탄압을 했지만 별무소용이었다. 점의 역사는 언제부터였을까? 기록으로 나타난 시점으로만 살펴보아도 대략 오천 년이 훌쩍 넘는다. 고대인들이 점을 쳤던 갑골문이 발견됨으로써 거의 유실되었던 하 은 주의 역사가 복원될 정도였으니까 점의 역사는 인류의 발생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갑골문 시대의 군주들은 통치는 물론 일상의 모든 것을 점에 의해 판단한 것 같다. 지금까지 발견된 수많은 갑골문은 대략 30%가량 해독되었다고 하는데 그 내용이 국가 대사인 전쟁에서부터 아주 사소한 일상의 일까지 점을 쳤다고 한다. 그 유..

카테고리 없음 202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