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 박동진 명창의 적벽가를 감상하며 지루하게 산소를 뒤덮은 잡풀을 뽑고 있는데 감악산 친구의 전화가 반갑다. 너무 무리하지말고 빨리 오란다. 머리속이 몽롱할 정도로 햇볕에 달구어진 몸을 시원한 자동차 바람으로도 다스리지못하고 부지런히 친구집엘 도착하니 이 친구도 몹시 더웠는지 빤스바람으로 반긴다. - 뭘하는데 벗고 난리야. - 아 목욕하려구. 야외에 만들어놓은 커다란 욕조에 맑은 물이 가득하다. 산골마을이라서 오가는 사람이 드물어 그냥 홀랑벗고 목욕을 한단다. 차가운 물에 몸을 담가보기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햇빛이 따가운 날 한기가 몰려올만큼 차갑다. 지나가는 사람이 보든말든 찬물에 누워 흰구름이 드문드문 박힌 파란하늘을 보며 - 자네는 진정 신선놀음을 하는구먼. 하였더니 벌거벗은 친구는 너털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