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꿈
모처럼 막걸리를 한잔 먹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꿈결 옛집에 묘령의 여인이 찾아오고
큰 방에는 이미 돌아가신 철원 할머니가 있었지요
이 여인 아무런 말없이 이불속으로 들어와요
갑자기 마누라 친구들이 나타나요
첫마디가 딱 걸렸다고 크게 소리치는군요
여인은 옷을 주섬주섬 입더니 급히 사라졌어요
마누라는 몹시 당황하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없이 서있네요
마누라 친구들이 손가락질 하며 더 난리를 부립니다
이런 꿈은 이제 안꿔도 될 나이련만
사랑이 아직도 미완성이라면
어찌 아쉬움과 미련이 없으리오
헛헛한 개꿈 그래도 미안하구료
저 길길이 날뛰는 친구들 좀 달래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