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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랭전선

너무 더워 일어나는 아침이 꿉꿉하다 출근길이 땀으로 시작되고 전철을 기다릴 즈음 아침 더위는 이미 이마에 미끌 1호선 전철의 문이 열리고 들어서는 순간 전철 안은 급랭의 냉동고 창동까지 세 정거장 한여름에 만나는 한랭전선 절친의 생일 옛 한일관 수준의 한우불고기를 진탕 먹고 국수를 곁들이고 무병장수를 축원하고 흐리다가 해가 쨍한 날 정릉골은 또 범람하여 물소리 요란 요란 열대기후에 낮동안 들었다가 퇴근길 전철은 또 한랭전선 우리집은 열대야 1호선 전철은 너무 춥게 냉방을 한다. 너무 낡은 탓일까?

카테고리 없음 2022.07.14

안경

노안에 돋보기가 필요하더니 난시에 교정용 안경이 또 필수 검사에 검사를 거듭하고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제법 잘 보이는 수치에 접근 주문 수준의 렌즈로 낙찰 운전용으로 유용하게 썼는데 무지하게 더운 날 산소의 풀을 깎다가 비 오듯 한 땀에 언제 미끄러졌는지 안경이 없어졌다 샅샅이 뒤졌건만 없다 다음날 또 가서 찾았으나 없다 거금(?)을 들여 안경 두 개를 장만했다 내심 억울 중간에 잔디가 푹 꺼진 곳은 노루가 편히 쉬던곳 풀을 깎고 첫 손님

카테고리 없음 2022.07.12

철모르는 철쭉

30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에 춘몽의 늦잠이 너무 길어 언 듯 부끄러움 내던지고 무작정 피었나 보다 한두 송이 미쳐 엉뚱한 철에 피는 것은 보았으나 봄이 아닌 삼복 같은 여름에 마치 제철 인양 온몸으로 미친 듯이 핀 것을 보니 제정신이 아닌 인간과 흡사하다 임윤찬의 결승협연을 보고 놀랐나 보다 아니면 아베의 종말을 예견이라도 한 것일까?

카테고리 없음 2022.07.08

월류봉

올해 포도밭 농활을 이곳으로 농촌에선 초짜 농군을 부리는 요령이 있는 듯 해가 한참 남아있어도 노련한 농부는 "오늘은 그만하시지요" 월류봉은 말 그대로 만월이 머무르다 구비구비 봉우리를 넘는 곳 유월초 모내기가 한창이던 무논에 머리에 해를 이고 있는 월류봉이 포도넝쿨을 감싼 온실과 함께 거꾸로 처박혔다. 포도넝쿨 끝순 따기와 곁가지 치기를 온종일 하늘을 쳐다보며 이 고랑 저 고랑 왔다가 갔다가 허리 고장은 뻣뻣하게 굳어져서 한동안 굴신 불가 겨우겨우 논두렁길 걷다가 반사되어 처박힌 산 그림자를 보고 상쇄하는 몸의 처량함 내님은 가서 오지를 않고 귀의처 또한 마땅치 않고 해는 넘어가고

카테고리 없음 2022.06.29

운명

벌써 십 년이 되었네? 웬 팔자가 이렇게 기구할 수가 있냐며 수심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지 팔자소관은 문외라서 알 수 없다고 하지만 하늘이 정한 운수일지라도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니 욕심부리지 말고 열심히 살아봐 하고 가벼운 답변으로 보냈었나 보다 사람의 성향은 변하기가 쉽지 않아 그러나 한순간의 대오大悟에 생지옥이 극락으로 바뀌는 것이야 십 년이면 간난艱難의 세월을 다 보낸 거지 그러니 험한 운수 잘 넘기고 좋은 명으로 바꿔보자 네 운명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네가 선택해서 지질히 고생을 한 거야 크게 외쳐봐 지금부터 내 팔자는 좋아진다고

카테고리 없음 2022.06.27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지도 모른다. 일주일을 꼬박 앓고 일어난 기분이다. 관운장이 형주를 지키다가 여몽의 간계에 빠져 땅을 다 잃고 쫓겨 외로운 고성인 맥성에 의지해 이를 갈고 있을 때 손권과 여몽은 산통에서 산가지를 뽑아 역점을 쳐보니 지수사(師) 괘가 나왔다. 점괘를 풀더니 반드시 관우를 사로잡겠다며...... 삼국지에 역점을 치는 대목을 어렵게 찾았다. 물론 점치는 장면은 무수히 많으나 괘명을 분명하게 밝힌 곳은 딱 한 군데밖에 없다. 병(독감)이 쉽게 나을 것인지 심심풀이 역점을 쳐봐야겠다. 섭생과 더위를 잘 다스려 몸을 잘 보중 하시라.

카테고리 없음 2022.06.20

아이스크림

만 42년이 넘은 누렇게 바랜 책을 보다가 어느덧 늦은 시간 후덥 출출 어제 사 온 아이스크림을 냉동실에서 꺼내 뚜껑을 열고 속 비닐막을 뜯어 힘주어 한숟깔 떠 입안에 넣는다 그 첫맛의 시원달콤함이란 가히 형용이 불가하다 고형물 너트의 부서지는 고소함이 더해 무시무시한 야식의 폐해를 망각하고 쉽게 숟가락을 놓지못한다 아 자제력 상실한 무식한 식탐이여

카테고리 없음 2022.06.17

산달래꽃

뭔 사랑이 깊었길래 시름시름 병명 몹쓸 상사병이래 목만 길게 빼고 그리고 그리다가 고래 등 대궐 수십 채 지었다 헐었다 사모의 번민 끝이 없어 망할 놈 곁눈 한번 없고 무정타 달래나보지 까무륵 세상 하직할사 궐녀의 두 눈엔 별이 반짝 뭔 사랑이 한이길래 궐녀의 혼 달래 꽃 되어 가늘고 긴 줄기 하늘 높이 뽑아 올려 둥글게 별꽃 뭉쳐 달고 하늘을 우러러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무정한 놈 달래나보지 홀로 품어 식지 않은 연정 살가운 미풍에 흔들

카테고리 없음 202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