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린 나무순을 내밀며 하얀 진액을 보여주면서 옻순이란다. 살짝 데쳐 두 개씩만 먹어보잖다. 처음 먹는 것이지만 그 맛이 묘하게 끌린다. 나물 중에 가장 고급진 나물이라며 차려놓은 산나물밥상을 배불리 먹은 터라 옻순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었다. 똥구멍이 간질거릴 거란다. 많이 먹으면 옻이 심하게 탈지 모르니까 딱 두 순씩만 먹자는 말에 한 개 정도 더 먹는다고 별 탈이야 없겠지 싶어 세 개를 먹은 것이 원인인지도 모르겠는데 새끼손가락이 간질거리더니 손목 쪽으로 옮겨가다가 느닷없이 불알이 간질거리며 부풀어 오른다.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약을 처방받아먹어야 되는 것인지 갈피를 못 잡겠다. 산에 가면 옻나무 조심하라고 어릴 때 어른들은 당부하곤 했는데 나물 욕심에 잠시 간과한 것 같다. 나물에 대한 해박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