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가 으뜸인 줄 알았다.
재철이는 버섯 중에 으뜸은 능이라는 것이다.
능이가 어떻게 생긴 버섯인지 알지도 못하던 때였는데
그는 일 능이, 이 송이, 삼 표고라고 선언하듯 말하였다.
휴전선 근처 시골 산 아래 외딴집에서
"표고버섯을 좀 땄는데 가져다가 찌개에 넣어 드시라"며
버섯 몇 개를 투명 비닐에 담아 주신다.
바로 딴 것처럼 신선하다.
표고버섯의 맛을 처음 보는 느낌이랄까
표현 불가의 오묘한 신비스러운 맛이 감지된다.
산 좋고 물 좋고 바람 좋은 특별한 곳에서 자라나서일까?
재철이는 무수히 많은 버섯 중에 능이 송이 표고를 최고라고 칭송하였다.
30여 년이 지나 비로소 그의 말에 수긍하게 되었다.
올해의 서리버섯은 때를 놓쳐 수확을 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