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동막골 지장산 골짜기에는 삼지구엽초 자생지가 널려있다.
오월초 새싹이 파릇하게 자라날 때 그 연한 쌉싸르한 떫은맛은
기나긴 겨울 동안의 움츠렸던 기분을 싹 바꿔주는 느낌으로 온몸에 퍼진다.
시골을 떠나 오랫동안 도시에 거주하며 동막골을 잊었는데
학수는 고맙게도 연한 음양곽을 따다가 정갈하게 건조하여
깨끗한 비닐봉지에 보관하였다가 모처럼의 선물이라며 내게 건넨다.
그 정성이 아름답고 매우 고맙다.
유기농 철원 오대미를 씻어 압력밥솥에 안치고
그 위에 바싹 마른 음양곽 몇 줄기 올려 밥을 짓는다.
묘하게도 음양곽의 영향인지 밥알이 탱글 해진다.
맛은 말할 것도 없이 상쾌하다.
왜 사냐고 묻거든
그냥 웃지요.
연천에 살던 김상용은 시류에 따르면서 이러한 표현을 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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