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님 하나님을 받아들이세요.
하나님을 믿으시죠?
-나는 인간의 사랑을 믿습니다.
그 뿐입니다.
인간의 사랑에 하느님의 사랑이 나타나는 거예요.
아버지는 미소지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시고는 엄마하고 목사님이 무슨 말을 해도 묵묵부답이신 거예요.
목사님이 돌아가시자, 엄마는 울면서 아버지한테 따지셨죠.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꼬였어, 배배 꼬였어.
-나는 하느님한테 용서를 구하지않아,
사람들..... 당신한테 용서를 구할뿐이지.......
용서해줘......
작년 여름 어느날 대학로에서 예술의 전당을 향해가다가
종로5가에도 미치지못하고 차를 돌려야했던
그래서 벽속의 요정을 못보았던 것인데...
워낙 바쁘다보니 스케줄이 벼락처럼 변경될때도 있고
간혹 뜻하지않은 일이 새로이 생겨나기도 하고
어제저녁이 꼭 그러했다
김성녀의 모노 뮤지컬 드라마 벽속의 요정 앵콜공연 첫날 자유소극장 오후 8시
50년생 김성녀는 5살 꼬마에서 성장하며 늙어가는 평범한 여인의 전과정을 소화하고
남성의 뻣뻣한 영역까지 완벽에 가깝게 연출해내는데 혀가 내둘릴 정도이다
그놈의 감기가 지질지질 끌어 몸의 상태가 영 말이 아닌데
예술의 전당이라니 생각만해도 머리가 지끈하다
하여튼 지난여름의 악몽이 더해져 손진책 김성녀가 아니였다면
만사 제치듯 포기했을 것이다
빨갱이로 지목된 남편을 40여년동안 벽속에 숨겨
남들이 보기엔 한많은 인생을,
자신의 입장에선 나름대로의 행복한 삶을 가슴졸이며 살아낸
파란의 과정을 그린 인간의 정감이 물씬 풍기는 연극이다
김성녀는 나이가 없는 것 같다
뿜어져 나오는 열정이 그러하고
고운 목소리의 노래며 발랄한 몸짓이 이미 중년의 몸매에 어울리지는 않지만
감동을 관객 스스로 자아내게 하는 특유의 연기에는 감탄하지않을 수 없다
최고의 연극이다
대본이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