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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jaye syo 2006. 8. 14. 23:37

사랑이 그 어떻더니 둥글더냐 모나더냐

기더냐 밟고 남아 자힐더냐

하그리 긴줄 모르되 긋간데를 몰라라

 

누군지 몰라도 옛사람의 기록으로 전해 옵니다

하두 흔하게 입에서 입으로 읊조려지는 통에

이 시조를 모르면 그 어떤 사랑타령도 건성이라나요?

 

무성영화 아리랑으로 우리영화계의 대부가 된 나운규

일제의 검열과 가위질에 후속영화가 모두 흥행에 실패하고

무절제한 삶으로 침잠하면서 결핵을 앓게 됩니다

결국 40세도 안되는 젊은 나이로 요절하고 말지요

그의 죽음은 전설이 되어 입에서 입으로 전해 집니다 

파리한 모습으로 평온하게 바둑을 두다가

바둑알 한점을 검지와 장지사이에 끼우고 척 들어올려

착점을 향해 천천히 가는데

공중에서 바둑알이 뚝 떨어지며 판은 순간에 흐트러지고

그는 스르르 무너졌다니요

그 길로 이승의 삶이 끝났습니다

 

장안의 이름있는 기생들이 줄지어 인력거를 보내 초청을 하였다지요

정중하게 거절할줄도 알아야 하는데 차마 그리 하지 못하고.......

과중한 스트레스와 겹쳐 그만 중병을 얻어 일찍 죽었지요

사랑이 아닌 값싼 쾌락 때문에 천수를 잃는 사람을 종종 봅니다

술 도박 마약 종교 이성 등등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탐닉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해칩니다

그래서 쾌락의 궁극에는 철저한 금욕이 도사리고 있다네요

황진이의 유혹에 30년 벽면수행이 깨졌다는 이유로

야유를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 놈 수행중에 참 좋은 경험을 한 것이라고 부러워하는 자도 있습니다

남녀의 사랑은 그만큼 절절한 것이겠지요

마음이 통하는 사랑은 드믄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걸 보면 떼었다 붙였다하는

귀걸이 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세태가 그렇게 돌아가서 인가봐요

 

도심의 엘리베이트안에서

젊은이들의 대화를 듣습니다

"도희 남자친구가 찾아왔대"

"걔 남자친구가 있어?"

"응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했대"

"넌 그애 어떻게 만났냐?"

"일본 여행가서 만났지"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쉽게 사귀냐?"

"그럼 20일 동안을 나이먹은 선배와 한방에서 지내야 하는데 끔찍하잖아?"

"그애 어떻할래?"  

"만나봐야지"

 스스럼없음이 귀엽기도 하지만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완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