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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월

jaye syo 2006. 8. 9. 01:37

태고의 물줄기

마당바위 숨은 탈 벗기고

부드럽게 쓰다듬어

듬성 듬성 둥지틀고 고여

여린 달빛을 가두오

정자를 삼킨 광염

하늘을 우롱한 어리석은 인간 비웃고

열화로 얼굴 붉힌 댓돌

귀퉁이 터진체 나뒹굴어 어지럽소

마침 떠오른 반월은

낮구름 몰아내어 평온의 자태 고고하오

 

너럭바위 술이 담긴 작은 소

달빛 춤을 추오

달 아래 검은 능선

곤륜에 비하리까

해와 달이 번갈아 영산에 비춰

장생의 염원 깃드는데

하루살이 만년을 염려한다던

장자의 콧방귀

아! 나를 두고 뀌었구료

 

술이 없구랴

그윽한 향이 없구랴

 

* 4일 거창에 사시는 정선생의 안내로 야밤에 찾은 농월정터를

   안타까움으로 더듬어 봅니다

   누가 불을 질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