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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jaye syo 2006. 8. 8. 00:37

지리산 관통도로가 뚫리고

노고단이 쉽게 열리기 시작하던

십수년 전

자동차는 아마 대피소쯤까지 올랐던 것 같다

 

3일 옥천을 거쳐 영동으로 무주 장수를 지나

구례에 자정무렵 도착하였더니

주차에서 숙소 등등 문제가 발생한다

군청을 물어 물어 찾아가 넓은 마당에 차를 두고 나와

1킬로미터 정도 걸어서 붉은 간판의

여관을 기웃하다가

근처 찜질방이 눈에 들어오기에 방향을 틀었다

6000원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잠을 자려니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하여간 어찌어찌 자는 둥 마는 둥 땀에 젖어 시계를 본다

4시 차라리 새벽의 바람이 좀 낫지않을까 싶어

땀을 씻어내고 나와서 터덜터덜 걷는다

펀의점이 밤새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네?

엇저녁 토마도 두개로 해결해서인지

새벽부터 속이 출출하다

냉동실의 하겐다즈아이스크림이 목젖을 시원하게 유혹하고

그래서 우선 아이스크림바 한개 꺼내고

파인애플통조림 복숭아 통조림을 산다

맛있어요? 묻는

참한 점원 아가씨 하겐다즈의 맛을 아직도 못봤단다

2500원짜리 두개를 또 사서 한개를 맛보라고 아가씨에게 건넨다

살이쩌서 안된다나?

불행한 일이지

세상에 맛있는 음식을 거부하며 살을 뺀다고?

 

회사로 전화를 해서 오늘 내일의 일정을 알아본다

별일없을 거란 전갈에

그러면 월요일에 출근해도 되겠느냐? 되 묻는다

그렇게 하란다

 

화엄사엘 가자 그리고 천은사를 들러 노고단을 올라보자

화엄사계곡이 온통 몸살이다

조용한 절간이 완전히 난장판이 된 셈이다

반바지를 몰아올려 사타구니에 움켜쥐고는

그 튼실한 허벅지를 허옇게 내놓고

시원한 맑은 물에 슬그머니 들어서는데

애인인듯 사내녀석 카메라를 들이댄다

여인의 맨살이 저렇게도 유혹적이란 말인가?

 

천은사 매표소에서 준 안내용 지도를 살피다가

농월정이란 이름이 보여

아! 정선생이 이 근처 어디엔가 사시질 않는가?

불쑥 반가움에 전화버튼을 누른다

 

천은사에서 소나기를 만나 한참 지체한 뒤 노고단을 향한다

성삼재에 차를 놓고 도보로 그 먼길을?

땀을 무진장 흘렸다

밋밋한 산세

커다란 거인이 웅크린 듯 등성이 푸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