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시는 김선생께서
언니가 목포에서 홍어전문점을 한다며
잘 삭힌 흑산도홍어를 반으로 갈라 한쪽을 보내왔어요
점심에 미나리 한단을 사다가 찜을 해서 먹습니다
흑산홍어의 좋은 점은 잘 삭히면
폭 삭아도 냄새가 역하지 않다는 거지요
찰지다는 말은 흑산홍어의 졸깃함에서 오지않았나 할 정도예요
애당초 냄새에 질린 직원 두사람은
밖에서 해결한다며 부엌쪽은 쳐다보지도않고 나가고
그 많은걸 다섯이 실컷 먹어요
한달에 한번쯤은 우이동 홍탁집엘 갔었는데
흑산홍어에 그만 미각이 흠칫 놀라고는
매번 그 앞을 지나지만 일년이 넘도록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찜을 한점 먹으며 그 얘길 했지요
이구동성 칠레산은 비교가 않된답니다
혓바닥이 벗겨졌어요
마당엔 살구 수백개가 나뒹굴러요
줍는 중에도 투두둑 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