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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어제

jaye syo 2006. 5. 14. 23:49

승선권이라며 두장을 보내왔어요

아침일찍 서둘러 인천엘 갔습니다

인천역에서 택시를 탓지요

"연안부두에서 굿을 하던데 거길 가시려구요?"

"예 맞습니다"

"굿에 관련있는 분인가요? 어제도 굿하는 사람들 많이 가던데요"

"아닙니다 연구소로 초청장이 와서요"

"그 사람들 차에 타서는 저를 보고 박수가 될 사람이 운전을 하네 그래요"

"............."

"저도 예지능력이 좀 있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서서히 없어졌지요 박수가 뭐예요?"

"남자무당을 박수라고 합니다"

이 사람은 차를 시원시원 빠르게 몰아

다행히 승선시간을 넘기지않고 무리에 합류하여 울긋불긋 치장된 바지선에 올랐습니다

천여명이 넘게 모여 두줄로 일일이 티켓을 확인하고

배에 태우니 저절로 지체되었지요

 

소싯적부터 노련한 만신의 굿을 자주 보아온 탓에

젊은 무당들의 굿이란게 심에 차지않고 어색합니다

예전 무당들은 우선 소리가 좋았어요

요즘 새내기 무당들은 소리에서부터 뒤져요

김금화무당은 참 노련해요

 

바람은 왜 이리 분단말입니까?

묵직한 바지선이 흔들릴 정도로 불고

요게 아직은 칼바람처럼 속을 헤집어 차가와요

부두 가까운 주변에서 간단하게 치뤄지는가 했는데

참 멀리도 갑니다

배위엔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줄을 이어 장관이고

주위 바닷길은 온갖 상선에 어선이며 세관선 순시선이 오락가락 하구요

굿은 열두거리가 계속 되는 가운데 점심 배식을 시작합니다

벌써 조껍데기 막걸리에 거나한 인간들이 흔들리고 있어요

충분한 준비에도 밥이 모자라는 군요

빈대떡 밴댕이뭇침 게장에 오이 상추 삶은 계란 꽁치구이가

기다란 줄을 모두 소화합니다

역시 술은 사람의 훙을 돋웁니다

배의 양쪽끝에서 판이 벌어졌군요

한쪽은 정예한 굿판이고 한쪽은 술판에 난장판

역시 놀기를 좋아하는 민족이 틀림없습니다

귀신을 달랜다는 굿판도 결국은 놀이판이지요

 

재미있고 지루하고 피곤한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