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택지면적이 확보되었다.
본래 붉은 벽돌 2층 주택이 빼곡했던 곳인데
재개발의 여파로 일시에 철거되어 저 광활한 면적이 쌩으로 생겼다.
순전히 우리집 마나님 때문에 해마다 몇 차례씩 벽돌집 골목을 살피게 되었고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정감어린 골목에 산재한
잡다한 삶의 흔적을 때때로 보았다.
당시 골목을 오가던 활기찬 주민들의 모습은
재개발의 찬반여론으로 불신이 팽배해지는가 싶더니
찬반의 골이 깊어지자 화기가 돌던 주민들의 안면은 싸늘하게 변하고
급기야 대기업의 물량공세에 밀려 재개발이 결정되자
첨예했던 갈등은 그야말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철거보상이 완료된 집부터 하나 둘씩집을 비우기 시작하여
불과 일 이년 사이에 이사짐 쓰레기가 골목을 메우면서
사람의 발길이 뜸하다가 세입자 몇가구가 강제로 쫓겨나기가 무섭게
커다란 기계가 돌입하여 그 단단하게 지어진 붉은 벽돌집들을
산산조각내 뭉개버리고 땅을 파헤쳐 저렇게 넓은 터를 만들어 놓았다.
희희낙낙한 사람들이 있었는가하면
피눈물을 흘린 사람들도 있었다니
저 광경을 바라보는 내내 먹먹한 심정이 울컥한다.
실로 닭장식 아파트가 과연 절실하단 말인가.
인구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