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이란다.
거의 전문가 수준의 내 절친은 결단코 자연산 장어는 없다고 단언한다.
그런데 일년중 이맘때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여 흐르는 하구인 강화도 근처 포구에는
먼 바다에서 씨알이 굵어질대로 굵어진 장어떼가 민물로 거스르는 연어처럼 몰려들어 귀하게 잡힌단다.
포구에서 커다란 장어를 본 순간
오래전에 평창에 사는 친구가 임진강가에 잠시 머물고 있을 때
귀신같은 솜씨로 물고기를 숫하게 잡았는데
팔뚝 굵기의 장어를 잡아 맹물에 살이 풀어져 뼈가 절로 분리될 정도로 푹 고아 먹으면 최상의 보약이라고 한 그의 말이 생각난다.
요리전문식당에서 맛본 장어는 삼사십년전 임진강에서 잡은 자연산 장어와 똑같은 맛이다.
작년에 파주 자연산 장어전문점에서 별 감흥없이 먹었을 때의 공허한 실망감이 없다.
실로 잊혀진지 오래된 장어의 맛을 만끽하였다.
평창 친구가 강릉으로 이주한 뒤로는 쏘가리며 장어 등등 비교적 흔하게 먹던 민물고기맛을 볼수가 없었는데
오늘 그 맛을 되찾은 기분이다.
자연산 장어는 결단코 없다는 내 친구의 말이 어그러진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