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시간이 넘도록 탄호이저를 감상하느라 진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어느덧 오후 다섯시
전화기는 라디오 기능
윤중강은 존 레비의 제주민요 채록 음원을 구수한 입담과 명쾌한 해설을 곁들여 들려준다
김히 신선대까지는 언감생심
무념무상 한걸음 한걸음이 천축사에 이르러 조밀하게 놓여진 청동불보살 옆 아기중을 보고
내친김에 마당바위까지만?
그 북적이던 등산객 다 하산하고 관음암에서 오셨는지
후덕한 보살님 세분은 마당바위 가운데를 차지하고 사바세계를 굽어보며
상전벽해의 길쭉길쭉 상자곽 건물 가득한 인간의 작위를 염려한다
해가 긴 여름날은 치기를 부추긴다
마당바위를 지나 자운봉을 오르는 길에
선인봉 자운봉 만장대의 압도적인 웅장함을 가슴에 품고
저 균열이 심한 바위의 조화로운 짜임을 살피면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신선대에 올라
그야말로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혔다
포대능선을 타고 만월암 쪽으로
어두워진 아홉시에 기진맥진 집에 돌아왔다
인간들의 발자취가 무섭다
해마다 마당바위의 크기가 달라지고 있다
서울의 일부분
예전에 경원선 열차를 타고 다닐때는 저 아래 전부가 황량한 논밭이었는데....
이렇게 산이 패여나가는데 마당바위가 점점 넓어질 수밖에
봉우리가 눈잎에 나타나기 시작
모험은 용감한 인간들의 전유물
오묘하고 아름다운 산
도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