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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똥커피

jaye syo 2016. 6. 19. 01:43

언제부터인지 쌩두를 저렴한 가격에 사다가

후라이팬이 볶아서 식혀 이삼일 두었다가

좀 거칠게 갈아 뜨거운 물 부어

진한 커피향 가득한 진갈색 물방울을 받아내어

달콤한 과자 한쪽

커피 한모금 입안에 머금으면

오묘한 식감이 온몸에 퍼지는 듯

아침을 먹었건 빈속이건

맛의 향연에 빠져

온세상이 내세상


설래임 반 기대 반

그 비싸기 그지없다는 고양이똥 커피

아이들 숲을 뒤져 똥덩이 줏어오면

용돈 몇푼 쥐어주고

깨끗이 씻어

온전한 콩알만 골라내어 모았다가

불과 이삼백그램 한봉지

일백만원?

강남친구는 어렵게 구했다며

잘 세척한 원두에 똥덩어리 한개 들어있는

커피 한봉지를 건낸다


일반커피나 고양이똥 커피나

그 맛은 거기서 거기

참으로 인간의 혀는 간사해

소문에 무지하게 비싼 커피라서

재탕 삼탕 유리병에 모아

다 식은 커피 틈틈이 홀짝 마시다가

텁텁한 잔맛이 입안에 남지않는다는 사실에

그리고 묽어진 상태임에도

커피 특유의 맑은 맛

이 조그마한 차이 빼면

뭐 별반 다를게 없는데

궂이 고양이똥 커피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