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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계곡

jaye syo 2016. 5. 22. 22:59

아카시아 향기가 코를 찌르는 오월

송시열이 썼다는 도봉동문의 표석을 지나

잦은 봄비 가득 머금어

맑은 물 쏟아내는 계곡

둥근 기암 사이사이 나즈막한 층층 폭포 음미하며

양반 팔자걸음보다 느리게 약수터까지

풀라스틱 바가지로 졸졸졸 받아먹고

몇걸음 올라가면

김수영시비엔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빠르게 ....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수난을 겪은

도봉서원 옛터는 복원의 바람이

벌써 십년넘게 바람으로 남았고

작은 텃밭을 일구는

저 늙은 중의 넓쩍한 엉덩이

하늘을 가리고 흔드네

계곡물은 무심하나 내 마음은 번뇌로 가득

씻어지려나?

일년 삼백육심오일 말라 본적없는

저 청량한 물에


샛길이 많기도 해 도봉계곡은

이리 가면 어디가 나오오

저리 가면 또 어디로 가는 길이오

작은 푯말은 천진사를 가리키며

우이령이 몇리라 알린다

작은 소를 이룬 맑은 물에 취해

평정심을 잃은 건지 평상심에 이른 것인지

어떤 작은 암자에 이르러

수상쩍은 보살이

좁은 바위굴에 산짐승 사료를

도봉역근처에서 매일 올라와 보시를 한단다


천진사에는 백색 관음보살이 저 사바세계를 굽어보고

고조선의 단군께서 앉아 계신다

개조심

절간에 개조심이라니

그래 이젠 내려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