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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계

jaye syo 2014. 11. 12. 00:08

어미닭이 알을 품어 병아리가 부화된지 몇개월만에 몇마리 숫닭의 성징이 확연하게 나타나면서 암닭들은 수난의 나날을 아우성치기 시작하였다.

그 난동이 점점 심해지는 낌새라서 할수없이 오늘 세마리를 잡아 순 한국식 도리탕을 끓여 손님들을 초대하여 만찬을 거하게 열었다.

요즘의 세태에서는 암닭을 잡아야한다는 젊은 과장의 말에 맞장구치며 웃는데 손님 한분이 암닭주변의 숫닭을 먼저 잡은 셈치자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않은 닭의 육질은 다섯 시간동안 불위에서 펄펄 끓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질기듯이 쫄깃하다.

 

집에서 잘 기르던 닭의 숨통을 조여 뜨거운 물에 담가 수려하던 털을 홀랑 뽑고 조각을 낸 다음

커다란 들통에 무 당근 양파 감자 대파 홍고추 마늘을 듬뿍넣어 함께 푹 고아낸다.

조선간장을 조미용으로 약간 치고 구운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 꿀을 맛으로 조금 넣고

말린 송이를 적당히 넣어 마무리 하면 아주 특별한 도리탕이 된다는 걸 알았다.

 

닭에다 인삼 대추를 넣지않아도 괜찮다.

초대한 손님이 몇분 불참하여 남은 도리탕 몇날몇일을 먹어야 될 판이다.

 

나무아미타불을 수없이 되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