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 만났던 그녀는 첫사랑이었다
그때의 상상력이라면 못 할게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천사이고 선녀였다
그녀가 싸늘하게 미소지으며 돌아서기 전까지는
그후의 깨달음은 역시 "여자는 다 똑같다"라는 허탈의 선언이었다
모짤트는 왜 그렇게 황당한 오페라를 만들었을까?
남자의 입장에서 보면 "여자는 다 그렇지"라지만
또한 여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역시 "남자는 다 그래"가 아닐까?
순결한 사랑을 시험한다는 짓은 참으로 야비한 것이다
어제는 센트럴에서
오늘은 코엑스에서
모짤트의 코지판투테를 감상하였다
작곡 : 모차르트
지휘 : 제임스 레바인
피오르딜리지 : 수잔나 필립스
도라벨라 : 이사벨 레오나드
데스피나 : 다니엘 드 니스
페란도 : 매튜 폴렌자니
굴리엘모 : 로디온 포고소프
돈 알폰소 : 마우리찌오 무라로
오늘의 감상은 다섯번째이지만 최악이었다
음향이 어그러졌고 어떻게 손을 댔는지 하우링이 심해서 고음과 저음 사이의 중간음이 실종된듯한 느낌이다
데스피나는 남자를 다루는 특별한 재주를 피오르딜리지와 도라벨라 자매에게 강요하다시피 알려준다
우아하게 여왕처럼 군림할줄도 알아야하고
한꺼번에 수백명의 남자에게 눈길을 끌줄도 알아야하며
어떤때는 교묘하게 속임수를 쓸줄도 알아야한다고 .....
베토벤이 이 오페라를 저주하다시피 평가한 이유를 알것같다
의심많은 가벼운 남자들의 여성의 사랑과 정절에 대한 장난스러운 시험과
교묘한 술수로 함정에 몰아넣고 어쩔수없이 빠져든 여자들의 배신을 통탄해하는 그들의 위안이
기껏해야 "여자는 다 그래"라는 이 한마디라니 참으로 웃기는 코메디이긴 하다
연거퍼 다섯번을 감상하고서야 모짤트의 깊은 음악적 감성을 온몸으로 체감하였다
마음껏 노래하는 매튜와 수잔나의 목소리가 감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