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은 순전히 원시인간사회의 시작점에서 발생한 의사소통의 소리 구조를 가장 효율적으로 복원한 산물이 아닐까? -
지난주에 메가박스에서 볼 때 너무도 피곤하여 음악이 연주되기 시작부터 몽롱하게 졸면서 초반의 줄거리를 다 놓치고 흘려보냈다
오늘은 작심하고 새로운 각오로 영국 런던 로열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또다시 감상하였다
섬세하고 박력있는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에 미끈하고 잘 생긴 남녀 발레리나들의 우아하고 빠른 몸놀림이 경쾌한데다가
춤사위에 비극적인 내용을 착실하게 담아내고 있어서 일단 청각과 시각의 특별한 사치(?)에 흡족한 만족감을 부여한다
십대후반무렵 세익스피어를 탐독하였는데 그때의 기억은 이미 희미해질대로 희미해졌어도
이들의 몸짓만으로의 무언극은 배역에 따라 세익스피어 대본속의 등장인물들이 현란한 모습으로 살아나고 있었다
그 언제였던가
런던 로열발레단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적이 있었다
발레는 무대위의 무희들과 호흡을 같이 해야만 그 공연을 깊게 공감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제일 좋은 자리의 표를 덜커덩 사고서
과연 그럴까 후회반 기대반 설레이다가 막상 공연을 보고는 그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여 로열발레단의 공연 사진첩까지 지르고 말았었다
명불허전이라 했던가?
과연 빼어난 공연이다
잘 훈련된 이들의 몸동작은 인간의 인위적 행위로서 최상의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춤과 음악만으로 이들과 오감의 감성이 활짝 소통하였다
매우 즐거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