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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jaye syo 2013. 10. 2. 00:05

해가 짧아졌어요

단풍이 들기전에 겨울이 올거라고 우려의 목소리가 터집니다

어둠이 내리는 산골은 띄엄 띄엄 가로등을 켜놓았군요

밤에 보는 마곡사는 스산하기만 합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작은 베낭을 메고 다시 마곡사를 향해 발길을 옮깁니다

석탑이 국가에서 지정한 보물이라고 안내표지판에 쓰여있어요

 

 

 

 

 

 

 

 

탑을 바라보는 정면의 목조건물이 대광보전이고 그 뒷건물이 대웅보전인데 아침나절의 긴시간을 건물의 구조를 살피느라 다 보내고 말았지요

보면 볼수록 눈길을 뗄수가 없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건물이 국가지정문화재가 아니라 지방에서 지정한 유형문화재라는 안내판의 문구에 우리나라의 주먹구구식의 문화재지정실태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절간을 지키는 중들은 저 귀중한 건물을 소중하게 관리하여 길이 보전해야 할텐데 내가 보기에 관리가 허술한 느낌을 줄뿐입니다

 

물론 천년을 넘게 지탱하며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석탑은 보존가치가 크지요

하지만 석재보다는 목재가 빨리 부식되고 보존수명이 짧기 때문에 저 목조건물을 국가에서 책임관리를 해야만 하지않을까하는 생각에 미칩니다

공포의 화려함에 그리고 목재의 자연스런 생김새대로 다듬어 들보를 배치한 슬기로움에 감탄을 연발하며 눈에 담고

뒷건물은 안쪽까지 구석구석 다 돌아봤습니다

아 절간에도 무수한 낙서가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지요

저 낙서를 하면서 행여 무병장수를 빌었을까?

아니면 과거급제의 발원을 하였을까?

일부 지워진 흔적에서부터 아주 선명한 이름들이 기둥이며 벽면에 가득하군요

도둑이 무엇을 노렸는지 뒷쪽엔 뜯긴자국에 구멍이 숭숭 뚫리기도 했고

그래서 무인 카메라가 24시간 감시를 하네요

잘 지은 목조건물을 보았습니다

 

 

 

가을바람은 역마살을 부추깁니다

날씨가 너무너무 좋은 날

시간이 별로 여유롭지 못해 훗날을 기약하며 그냥 보고만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