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부. 1454~1504. 본관은 나주, 자는 연연, 호는 금남이다.
김종직의 문인으로 1478년 진사에 급제하고, 1482년 친시문과에 을과로 급제해 교서관저작과 군자감주부 등을 역임하였다.
여러 관직을 거쳐 전적으로 있을 때 동국통감 편찬에 참여했고, 1486년 문과 중시에 급제해 홍문관교리에 임명되어 사가독서했다.
1487년 9월 추쇄경차관으로 임명되어 제주에 갔으나 다음 해 부친상을 당해 돌아오던 중
풍랑을 만나 14일 동안 표류한 끝에 명나라 태주부 임해현에 도착했다.
도적을 만나고, 왜구로 오인받아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고초를 겪었으나
관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 북경으로 호송되었다가 귀국길에 올라 한양 청파역에 도착했다.
귀국 직후 성종의 명을 받아 금남표해록을 3권으로 기록했다.
이 책에는 중국연안의 해로와 기후, 산천, 도로, 관부, 풍속, 민요 등이 소개되어 있다.
특히 최부는 수차의 제작과 이용법을 배워와 충청도 지방의 가뭄 때 활용하도록 했다.
1498년(연산군 4) 무오사화 때 김종직 문하인 이종준, 이구, 김굉필, 박한주 등과 함께 붕당을 이루어
국정을 비난했다는 죄명으로 함경도 단천에 유배되었다가 1504년 갑자사화 때 처형되었다.
1506년 중중 즉위와 동시에 신원되어 승정원도승지로 추증되었다.
금남표해록은 국내에서 한문과 한글본으로 간행되었고, 일본에서도 당토행정기나 통속표해록 등으로 출간되었다.
한길사에서 나온 표해록 겉표지 날개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번역의 문제점은 1980년대에 출간된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에 상세히 지적되어 있기 때문에 그 어려움은 익히 짐작하고 있었지요
한명기선생은 고전의 향연에서 최부의 표해록을 언급하였는데 웃음을 참지못할 정도로 재미있게 소개하여
인터넷 헌책방을 뒤져 절판된 국역 연행록선집에 수룩된 표해록과 최기홍선생이 번역한 표해록
그리고 새책으로 서인범, 주성지 번역의 한길사에서 펴낸 표해록을 구입해서 푹 빠져 읽었습니다
조선의 고고한 선비이자 지식인의 내면을 여과없이 들여다 보았습니다
보름간의 거대한 풍랑과의 사투
해적에게 잡혀 작두에 목아지가 짤릴 위기를 넘기는 아찔한 순간
왜적으로 오인되어 일행 43명이 몰살을 당할 뻔한 일
위기를 맞아 하루만이라도 관복으로 갈아입으라는 간절한 부탁을 상중에 관복을 입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지조
과거에 나아가 진사가 된 중국인의 콧대를 뻥으로 납짝하게 눌러놓고 그 뻥에 대한 후회
약 팔구백년이 지났는데도 수나라 당나라의 대군을 물리친 고구려에 대한 공포를 이야기하는 중국 지식인들에게 조선을 더욱 자랑하는 기개
수차로 논에 물을 대는 광경에 놀라 수차의 제조법을 익혀 실제로 우리나라에 보급시킨 일
6개월 동안 43명의 목숨을 한명도 잃지않고 무사히 귀환시킨 탁월한 리더쉽
같은 도적이라도 강남과 강북의 성격이 판이하다는 것
풍요로운 강남은 사람들이 여유가 있고 인정이 넘치는 반면 척박한 강북은 인심이 몹시 사납고 인정이 야박하다는 것 등등
이러한 인물을 파당을 지어 쌈박질로 죽여버렸다니 조선의 말로가 그야말로 뻔했지요
작금의 썩어 빠진 정치인들의 행태가 조금도 변한 것 같지 않아 실망입니다
국정을 잘 운영하라고 뽑아놓은 국회의원들은 거액의 세금을 탕진하며 외유를 한다지요?
김지하씨는 알콜중독이 도를 넘었나 봅니다
최부와 같은 실사구시의 정치인, 지식인이 그립습니다
더구나 너무도 훌륭한 번역에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