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날엔 절대로
낙엽을 쓸지마오
날치기에 물대포까지 있지않소?
바싹 말라 고사된 잎은
가볍기가 깃털 같다오
가을과 봄은 순환의 정점
영하의 날씨에
쏘아대는 물대포를
잠시 피하도록 합시다
곧 봄이라오
지난 날에는
바람 세차게 부는 날
하필 낙엽을 쓸어내려고
무던히도 애썼지요
이제 잠시만
휴식을 취하고
새봄에 새싹을 틔웁시다
낡은 것
과감히 버리고
새 것으로 바꿉시다
개기름 줄줄 흐르는
탐욕스런 얼굴들이
저렇게 당당한 꼴을
다시 또 보아야 되겠오?
감기에 몸살앓지 않도록
건강하게 겨울을 나고
우리 웃는 모습으로
훈훈한 봄을 맞이합시다
바람부는 날
구태여 낙업을 쓸지 맙시다
혁명을 소리없이 이룩합시다
꼭 이룩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