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중심엔 항상 내가 있다고 한다지요?
그대의 아름다운 상사(常思)에 견준다면
분명 나만의 오만일지도 모른다오
날마다 풍운이 일고
이글거리는 태양빛 가득하다가
무차별 푹우로
예측 못한 오늘은
내가 아닌 그대가 우주의 중심이오
빛은 어둠을 몰아낸다고
도마의 예수님은 그리 말씀하셨지요
초파일 그 많은 빛의 행열도
내 중심에 틀거지 지운
몽매를 깨우기 위한 방편 아니겠오?
아무리 많은 빛줄기 쏟아진다한들
그대없이는 암흑이라던
알량한 시인의 말이 걸리오
식영정 조대 환벽당의 주인이
뿔난 송강과 동무였다면
이들의 한량의 세월이란
한갖 표리부동의 우쭐거림 아니겠오?
대체 이들에게서
미사려구의 가사를 제(除)한다면 무엇이 남을까
뒷맛이 몹시 쓰구려
수려한 풍광 아래에서
묵묵히 일만하는 뙤약볕 아낙에게
쉬엄하라는 말조차 하였을까?
무서운 놈
암수가 교미라도 하는 줄 알았더니
잡아먹고 있을 줄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