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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흘리는 눈물

jaye syo 2011. 5. 5. 21:47

십년도 훨씬 넘은 어느날

좋은 술로 거나하게 취해

캄캄한 야밤 낙산을 거닐다가

팔각정 난간에 기대어

번쩍거리는 야경을 굽어볼제

이 흥취에 노래가 없을소냐

카운터테너 빰치는 미성으로

남몰래 흘리는 눈물을

그는 너무도 숙연하게 불렀었지

 

고전을 함께 배운

그의 부인과 먼저 안면이 트였지만

십년지기를 만난듯

술 좋아하고 노래 잘하는

그와 서먹했던 가림막이 걷히자

모임이 있을적마다 동행이 되어

맨 꼴지로 엔터프라이저에 몸이 실려

시내를 관통하야

내집앞에 떨구고 갔었지

 

어찌 알았으랴

아이엠에프 지독한 슬럼프가

그를 저 먼 타국으로 내몰줄을

간간이 전해오는 소식만으로

이제는 원주민과 아주 잘 어울린다는

그의 낙천성은

속이야 어쨌건

비로서 천국을 만났구나 했는데

아 진정 천국으로 갔는가

 

돌아가고 싶어요

울음기 섞인 떨리는 목소리는

이민 삼년의 고초가

견디기 힘든 시련으로

좌절인양 폐부를 찔렀지

힘들어도 견뎌라

다시는 전화하지마라

약해질대로 약해진 마음을 다잡으라고

아 너무나 모진 언사

 

그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하직하였단다

언젠가 다시 들어볼려나

막연한 기대는 영영

네모리노는 아데나의 사랑을

그리 절절하게 노래하였네만

이제는 내기억에 남은

그대를 회상하며

남몰래 눈물을 흘려야겠네

 

부디 편히 가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