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경복궁

jaye syo 2010. 12. 25. 22:49

휴일 아침의 여유를 누린다는 것은 직장인의 유별난 특권이 아닐까?

출근을 하라는 통기를 받고 부랴부랴 나섰지요

크리스마스에 이렇게 추워본적이 있기나 할까 싶을 정도로 귀떼기가 시리고

장갑으로 무장한 손이 얼어 아픈 통증으로 갑자기 저려옵니다

 

이른 점심으로 허기를 채우고 안국동에서 경복궁쪽으로 걸었지요

서울에 불어닥친 차가운 북풍은 골목골목 샅샅이 훑고 지나갑니다

광화문을 복원한 뒤로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없어 미루다가 모처럼 이른 퇴근으로 작심하고 나선 것이지요

날을 잘못 골랐습니다

이렇게 지독한 칼바람인 줄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보기만해도 춥지요?

 

사람이 제법 다니는 길인데 한사람도 없습니다

이 돌벽은 미국인 숙소를 가린 담인데 두께가 자그만치 일미터가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 궁궐의 담장보다도 더 튼실하지요

지금은 미국인들이 용산부근으로 떠나고 지금은 공터로 남아있다고 하네요

 

오며 가며 저 새로이 복원된 광화문을 보게 되지만 어딘가 들떠있는 느낌에 여간 탐탁치가 않습니다

돌담장길의 연장선상에서 저기 딱 한사람 보이는군요

체감온도가 영하 이십도는 되는 것 같았어요

 

경복궁 끝자락 길 한가운데 덩그런이 동십자각이 서있습니다

경복궁의 담장이 이어져 동서로 이어졌을 터인데 홀로 외롭습니다

옛 한국일보 자리에는 외벽이 온통 유리로 된 유려한 곡선의 건물이 새로 지어졌구요

 

단청이 새것이어서 그럴까도 생각해 보았으나 아무래도 처마의 곡선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든 모양입니다

앞뒤에서는 처마의 길이가 길어서 그런대로 옛스러움이 재현된 것 같은데 옆모습은 처마곡선이 좀 과하게 그려졌습니다

우리의 중후한 맛이 그만 측면의 처마를 너무 둥글게 들어놓는 바람에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엄청 춥습니다

 

대부분 외국사람들이었습니다

 

이분들도 달달 떨며 서있었지요

 

그나저나 서울은 볼게 많은 도시입니다 

 

매표소를 지나쳤지요

나이를 묻더군요

매표소나 알려달랬더니 저쪽에 있다고 합니다

표를 사려고 돌아섰다가 너무 추워 포기를 했어요

대신에 민속박물관으로 발길을 돌렸지요

 

북악의 산세가 절묘합니다

우리 궁궐이 아름다운 것은 저 산세와 어울림이 지극해서 일거예요

 

열린 대문사이로 근정전을 측면으로 멀리서 보았습니다

겸재가 그린 인왕산의 모습이 그림과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경복궁의 돌담이 보기 좋지요

 

오늘 하늘님께서 행복의 선물을 뜸뿍 주셨을 거예요

이명박장로님의 임기도 이제 2년밖에 남지 않았고 남은 기간동안 아무일없이 잘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모쪼록 모두모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