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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等

jaye syo 2009. 11. 23. 00:32

철조망 울타리로 네모 반듯하게 땅을 갈라놓고

이쪽은 팔일이 공병정비중대

저쪽은 종지대(종합지원대)

옆은 공병단

건너편은 보포기 학교(보병 포병 기갑)

상무대는 흔적조차 간곳이 없다

무등산정상엔 커다란 레이더안테나가 하늘을 감시하고

거기엔 내 다정한 친구 영일이가 있었다

언젠가 무등의 절경을 꼭 봐야한다며

방문을 청하였지만 그때의 불민함으로 그만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자동차 앞유리의 방해로 청량감이 반으로 줄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의 한파를 맞았으나 도시의 온기로 푸르름이 여전하다

 

한차례 한파가 지나간 겨울의 초입 양지바른 언덕 연한 봄풀이 무성하여

말보지가 튼다는 광주의 삼사월에 불어오는 뼈속까지 스미는 차가운 바람을 피해

햇볕이 포근하게 찾아드는 양지쪽 담벼락에 오종종 모여 히히닥대던 상무대시절이 절로 떠오른다

 

차등이 없다는 뜻이겠지

아니 차등이 없는 세상을 바라는 의미겠지

아니야 인간에게 차등의 의식을 버리라는 뜻일게야

무등에 올라서 굽어보는 사바세계에는 차등이 있을 수 없어

오로지 인간의 독한 탐욕만이 차등을 부추기지

인근 사람들은 무등의 덕을 보기는 보는 걸까?

 

무서리도 지나갔을 터인데 홀로 고고하다

 

굳건하신 내님의 모습이 겹친다

 

청명한 날이다

 

저기 어디쯤에 증심사가 있을텐데 .....

무차별의 세상은 영원히 요원한 것인가?

 

내가 서있는 곳은 공무원들인지 어느 봉사단체의 사람들인지 카메라앞에서 연탄을 줄줄이 나르고 있는 달동네이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

 

아주까리도 있고

 

무슨열매인지 몹시 화려하다

 

상무대쪽을 보았지만 상전벽해였다

 

유덕동도 저쪽 어디쯤일텐데....

 

강아지 세마리가 갑자기 나타나 바지가랭이를 물고 늘어진다

 

바지 찢어지겠다 이놈들아

 

이 땅의 몸살은 여기도 예외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