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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jaye syo 2009. 9. 6. 11:22

월출산 구비구비 기암괴석은

모두 다 영암이고

무속인 무당이보면 다 신령님이요

천황사 도갑사 스님이보면 다 부처님

야소교인의 눈에는 모두가 성모요 성부요 성자

그윽한 영기는

만월이 솟을 즈음

천개를 씌운 듯 가득하다지

소문에 왕인도 영암의 영기를 한몸에 받았다나

 

맑은날 사선으로 쏟아지는 강렬한 빛은

양지 한쪽으로 선명한 형상을 드러내고

그늘진 음지에 암울한 서기를 뽀얗게 뿜어낸다

저건 목 짤린 거대한 불두를 단위에 올린 것 같고

단애에 묘한 굴곡으로 그려진 험상궂은 표정은

속세의 인간에게 깃든 마를 쫓아내려는 사천왕쯤이려나

저 갈라진 틈에서

집채만한 커다란 돌덩이 뭉뚝 떨어져나간 흔적은

풍만한 여성의 하체를 상징한다면

그 아래 길게 누운

뾰족하고 둥근바위는

빳빳하게 꼴린 영낙없는 남근이렸다

 

멋대로 갈라지고 쪼개지고

켜켜이 포개져 풍상에 시달린 유려한 기암

이미 해탈의 경계에 다가서고 있었다

누군가가 쌓아놓고 올려놓은 것 처럼

꼭 인공의 작위인 것 처럼

신령한 바위들은

틀거지를

정말 멋대로 틀고

월출산 가득 메우고 있었다

영암

그 곳엔 부처님 자비의 마음이 서리고

예수님 사랑이 서려

태고의 신령들이 품에 안아 보듬고

하늘님이 굽어보아

드넓은 푸른들에 늘 풍요를 안겨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