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다고 확신하는 판단이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또 사랑에 대한 신뢰의 깊이가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인간은 한번이라도 한가지에 안주하는 삶을 구가하려 해본적이 또 있기나 한 것일까?
나의 이 지독한 아픔이 당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
사랑은 후회의 연속이라고
이미 이루어진 사랑도 그리고 산산조각난 사랑도 결국 후회만 남는다고
그러나 이렇게 말한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해보기나 한 것일까?
의지의 자유로움에 대한 인간의 로망은 끝이없다
로망을 꿈꾼 모든 인간의 삶은 예외없이 거의 좌절로 점철되기도 한다
그 중에 사랑의 아픔이 가장 크다
성장기를 지배하던 사회의 환경은 가치관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거대한 나라 미국을 인간사의 측면으로 볼때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어떤 제제나 규약이없는 방임의 사회에 청교도들이 대거 유입하여
무질서의 사회가 그들의 도덕적 검약질서로 변화되면서
인간의 정신은 종교적인 윤리에 갇혀 편중되었다가
50년대이후 자유로운 영혼을 부르짖는 히피가 편중의 반발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고 보는 견해도 그 중 하나이다
데이빗은 토크쇼에서 미국사회의 변천을 이야기한다
데이빗은 히피시대의 영향하에 성장기를 보낸
지금은 노년에 접어든 자유주의사상이 그의 정신을 점령한 문학교수이다
남녀간의 사랑은 그저 한두차례의 섹스면 족하다고 여기는 뉴요커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지닌 극현실주의자라고 해야할까?
자신의 강의를 듣는 콘수엘라와의 사랑도 한두번의 섹스면 족한 것이라 여겼는데
은밀한 만남이 지속되며 전혀 새로운 느낌의 사랑으로 변모됨을 자각하고
일생에 처음으로 사랑의 고뇌에 빠져들기도 한다
콘수엘라 역시 가벼운 사랑이 짙어져 데이빗을 향한 진정한 사랑을 원하게 된다
히피들의 삶이란 늘 그렇듯이 가정이고 자식이고를 막론하고 헌신짝 취급을 하는
우리의 시선으로는 막돼먹은 인간말종쯤으로 비춰질뿐
진지한 면이란 찾아보기 힘든 사람들로 은연중 기피의 대상이기도 하다
콘수엘라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 데이빗의 혼란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것이지도 모른다
결혼하고 아들을 낳고 가정이란 숨막히는 울타리를 경험한 데이빗의 거칠 것 없는 자유로운 영혼은
콘수엘라의 사랑을 자신의 사랑으로서의 확신이 서지않았을 법도 하다
온갖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를 사는 우리는 야스퍼스의 말처럼 실존을 망각하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데이빗을 보며 나의 속마음을 들켜버린 상실감의 허탈한 느낌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사랑의 운명은 도둑처럼 찾아온다더니......
대단히 잘 만든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