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이름치고는 성깔이 있는 명칭 같아요
로데오거리
이른 야밤에 강남 로데오거리 한복판에 있는 오래된 낙지전문점 "바다로 가는 騎士"엘 찾아가 보았습니다
달랑 낙지와 오징어가 전부인 메뉴판에는 튀김 탕수육 볶음 회 등등 요리방식도 몇가지로 한정됩니다
가격이 착한데다가 지하이지만 쾌적하다는데 첫 매력을 느껴요
젊어서부터 무교동일대를 누비던 친구를 따라 원조라는 무교동낙지를 여기저기 맛을 보았지만
매웁기만 할뿐 낙지 고유의 특별한 맛의 향취를 느껴보지 못하였습니다
명불허전이라는데 그래도 톡 쏘는 무엇이라도 있으려니 독하게 매운 낙지를 몇번은 먹어준 것이지요
그러나 감흥이 없었어요
산낙지 한마리면 무더운 여름 지친소가 벌떡 일어난다는 전설은
낙지를 최고의 스테미너식품으로 자리매김하여 뭇남성들의 기호식 아닌 보양식으로 일찌기 인식된 듯하고
독하게 매운 맛이란
죽은 낙지의 오줌절인 듯한 약간의 지린맛을 감추기위해 매운 고춧가루를 잔뜩 쳐넣어 입안이 얼얼하도록 조리를 한 때문이지요
지린맛이 덜하고 달착지근한 맛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스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간단해요
죽은 낙지가 아니라 산낙지를 바로 볶음에 넣으면 낙지의 달착지근한 맛이 살아납니다
혀라는 요물의 맛감지능력은 하늘님을 닮았다고 여겨집니다
매운맛밖에는 감지되지않는 상황에서도 미세한 차이를 잡아내니까요
"일체 화학조미료는 첨가하지 않습니다라"는 주인의 말에 두번째 매력을 느낍니다
오징어탕수육의 깨끗한 맛은 좀체 만나기 어려운 행복이었지요
낙지볶음의 적당히 매웁고 중간에 잡채를 넣어먹는 맛과 밥을 볶아먹는 맛은 여타의 낙지복음과는 큰 차별이 있습니다
강남에서 이렇게 싱싱하고 깨끗한 음식점을 만나다니 의외였어요
"여기는 주인이 직접 화장실청소를 매일매일하고 있어요 그것도 새벽에 나와 깨끗하게 해놓고 들어가요"
이 말에 세번째 매력을 안 느낄 수 없었지요
매운맛에는 입가심이 필수라네요
한블록 가까이 이만감독부부가 경영하는 부로이맥주집이있어 맥주의 발효균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생맥주을 한잔합니다
원료를 독일에서 수입해다가 맥주를 직접 만들어 팔기 때문에 고유의 생맥주맛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그래서 또 알딸딸해졌습니다
며칠전 수은주가 영하 10도 밑으로 곤두박질쳐진 날이었습니다
출근길 혜화역 2번출구 계단을 오르다가 아연실색하였지요
모두 다 두꺼운 옷으로 둘둘 말고 다니는 마당에 미끈한 다리를 짧은 치마만으로 허옇게 내놓고 활보하는 꼴을 보았지요
밥먹다가 노출 심리를 알 수 없다고 하니까 조선시대의 짧은 저고리를 예로 들며 "그때는 젖통을 훤히 내놓고 다녔어요" 합니다
시대에 따라 노출의 부위가 달랐다나요?
하이고 저 여자분 회교문화권에서 태어났으면 울화통 터져 어찌 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