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처럼 혹할 정도로 매혹적인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언젠가 이집트박물관에서 미이라를 가져다가 전시한 것을 보았는데
세기의 몸매라며 설명이 붙은 인간의 하체를 아주 풍만하고 매끄럽게 형상화한 것이었어요
조형물이지만 미끈한 몸매에 그만 눈을 뗄수가 없었지요
몇천년전에 만들어진 것인데 채색이며 디테일한 형상이 방금 구워낸 채색도자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어제 목욕탕엘 갔습니다
키가 훤칠한 청년이 불알을 털렁이며 들어서는데 그 완벽한 몸매에 감탄을 하였지요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의 신체구조는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은 것이 상례인데
이녀석은 완벽하게 서양인의 체형을 닮았어요
우람한 허벅지에 길고 곧게 쭉 뻗은 하체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상체와 묘한 조화를 이루며 강인한 건강미를 과시합니다
또 움직임에 균형이 딱 잡혀있어요
"야 너 운동하냐?"
"예"
"학생야?"
"예"
"어디 다니냐?"
"대학생입니다"
"무슨운동을 하는데?"
"축구요"
"그럼 선수야?"
"예"
"너 몸이 참 좋다 몸관리 잘해라"
"예"
축구를 하면 몸이 저렇게 좋아지는구나 그것도 어려서부터 꾸준히 하면
출근시간을 잘 맞추지 않으면 말 그대로 지옥철을 경험합니다
단지 몇 분 상관으로 미어터지지요
의정부방향에서 오는 1호선을 도봉산역에서 밀고 탑니다
도봉역에서 빽빽한 승객을 강제로 밀며 또 태우지요
방학역에서는 또 밀고 들어와요
문제는 일초라도 빨리 갈아타려고 문간에 서있을 때 말만한 여자가 그 커다란 궁둥이를 정면으로 들이대고 밀어 붙일 때 입니다
옴짝달싹 못하고 당하고 말지요
출근전쟁도 전쟁은 전쟁예요
어스름 저녁 달밤에 지루함을 달래려고 모처럼 발차기를 몇번 해봅니다
얕게 매달린 나뭇잎이 발끝에 스쳐 떨어져요
아 이게 웬일이랍니까요
등짝이 땡깁니다
젊은 과장이 그렇게 조심하라고 일렀는데 무심한 방심으로 안 쓰이던 근육이 놀랐나 봐요
호랑이 기름을 발랐는데 화끈거립니다
효과는 아직 모르겠어요
마로니에공원의 은행나무는 환상적인 노랑으로 물들었어요
비둘기들이 놀랐는가 모두 달아났어요
가을은 이렇게 오더니
요즘 고양이는 배가 너무 불러요
잡아서 밤새 가지고 놀다가 버려둡니다
추운날인데도 불구하고 어디서 날아들었는지 쉬파리들이 몰려왔습니다
서울의 가로수가 예쁘게 물들었지요?
같은 서울이라도 더운공기를 뿜어대는 건물옆엔 아직 푸르름이 있습니다
가을을 먼저 맞이하는 나무와 나중에 맞이하는 나무가 있나봐요
술 많이 먹은 날 물론 혼자만은 아니구요
모과풍년입니다
정말 못생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