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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복음이야기

jaye syo 2008. 4. 11. 11:06

-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다

 

국민학교(우리는 초등학교를 이렇게) 일학년때 쯤 커다란 돌덩이를 쌓아 지은 성당엘 처음 갔었다

아마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누어 준다는 소문에 혹하여 갔었던 것 같다

장엄한 미사가 끝나고 애 어른 할 것없이 단 앞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무언가를 받아먹는데

호기심이 극도로 발동하기도 하고 되게 맛있는 과자인가보다 한번 먹어보자는 생각에

줄지어 남들이 하는대로 꿇어앉아 순서를 기다려 입을 딱 벌렸다

허연옷을 쭉 늘어뜨린 사제가 멈칫하더니 너 오늘 처음 온 아이냐? 밖에 나가 기다리고 있거라 한다

그 뒤로는 성당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았다

 

십대초반 그러니까 중학교 일학년때 목사선생님이 성경을 가르치셨는데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은 과거는 물론이고 현재와 미래의 모든 일을 주관하시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전부 하나님의 뜻대로 일이 이루어진다고 어찌나 강조를 하시던지

나는 앞뒤 생각없이 무조건 질문을 던졌다

하나님은 정말 미래의 일을 모두 아신단 말인가요?

그래

그럼 아담과 이브가 죄를 지을 것을 빤히 알고도 만들었단 말인가요?

........ 너 교회를 다녔느냐?

아니요

네가 믿음이 부족하구나

그 뒤로 시험을 통과해야하는 정도의 성경을 익혔지만 교회는 절대 다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예수를 믿으라고 소리치는 사람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중앙선데이에 연재되었던 도마복음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저자서문은 논어에 실린 지식에 관한 공자의 가르침으로 인간이 귀신을 어떻게 섬겨야 하는가에서부터 풀어나간다

종교에서 귀신을 빼면 신앙의 원천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저자는 앞서 펴낸 '기독교성서의 이해'에서 성서의 변천 성립과정을 역사의 조명에 비추어 천착하는데

서양고금의 주석서를 망라하였고 근래 기라성같은 신학자들의 연구서를 총동원 하여 정통과 이단의 이분법을 나무란다

기독교의 성립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사료되는 사해문서와 나그함마디 고문서의 발견은

성서의 초기 원형을 놀랄만큼 상세하게 전해준다

예수가 살아 숨쉬던 땅 그 숨결이 아직도 남아있을 저 삭막한 중동의 사막을 거침없이 답사하며

인간에 대한 보편 사랑을 조용히 설파하는 예수의 참모습을 초기기독교의 흔적에서 찾아내려는

저자의 철저함에 경탄이 절로 나온다

오늘 이 땅의 사람들의 행동에서 누천년을 이어온 그들의 전통을 살피는 것만으로도

예수의 실체는 정당하게 드러나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소이연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현재 중동의 모습을 적나라게 이해할수있음은 물론이려니와

청정한 예수의 삶을 얼핏 엿볼 수 있고 인류가 왜 예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가 하는

때묻지않은 이유가 곳곳에 있다

복음이 전해진지 이백년 이 책의 출현은 이 민족 이 땅의 축복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