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광화문앞을 지납니다
새롭게 복원될 건물을 거대한 비게를 세워 가림막을 설치한 후에 그 안에서 야금야금 지을 모양입니다
철거할 때는 큰 걸개그림으로 가려 놓았었는데 지을때는 작은 조각그림을 연이어 매달아 그 구성이 예뻐요
눈이 오는 아침 조심조심 운전을 하는데 광화문에 다달아 전화가 울립니다
"안녕하셔유? ㅇ 선생님. 올 들어 처음이지유?"
"뭐가요?"
"전화유 작년에 통화를 하고 처음 아녀유?"
"예 첫통화이네요 그런데 웬일이세요?"
"언제 시간을 내서 한번 만나야겠어유 드릴 것두 있구유"
사직터널을 지나고 금화터널을 지나는데도 전화로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운전을 하고 있다고 미리 말해줬는데 눈 펑펑 오는 어지러운 도로에서 전화 비위를 맞춰야했어요
"지가요 그동안 세월을 그냥 보낸게 아니라 준비를 했었시유......."
아 그랬냐구 아주 잘했다구 맞장구를 쳐줍니다
"시를 열편을 냈는데 다섯편을 추려 책에 실렸어유 그리고 평이 아주 좋아유 나머지 다섯편도 아깝대유"
뭔가 열의를 다해 매진할 수 있는 일이있다는 것만으로도 중년의 권태에서 벗어나는 즐거움이 아닐까?
옆에서 보면 한없이 방황하는 것 같아 호되게 나무라기도 하고
쓸데없는 사람들 만나 시간 헛되이 보내지말고 책이라도 보라고 아니면 서예를 한다니 그 삼매경에 빠져보라고
전화통화때마다 잔소리를 해댔는데 그는 그동안 아름다운 언어의 유희에 푹 빠져 있었던가 봅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요
조선총독부 건물이 북악을 가리고 떡 버티고 있어 박정희는 그 앞에 광화문을 날림으로 복원하여
한글로 광화문이라고 현판을 손수 써서 여보란듯이 붙여놓고 일제의 건물을 그나마 가려 미관을 회복하려 했습니다
김영삼은 총독부 건물을 벽돌한장 남김없이 철저히 부숴야한다며 싹 쓸어버렸지요
그후 광화문은 돋보였으나 워낙에 날림으로 지어놓은 터라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박정희의 한글현판 그 촌스러움을 견디다 못해 광화문 제자리 찾기란 명목으로 확 헐어버리고 다시 지으려 합니다
강원도 첩첩산중에 춘향목을 베어 대들보를 삼는다며 고사를 지내더니.....
미스트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허무 게그를 보는 듯 했어요
인간을 공포로 몰아넣어 군중심리가 어떻게 전개되는가 개인의 판단이 옳고 그른가 등을 시험하는 것 같았어요
결말이 웃깁니다
천신만고 끝에 탈출을 하였으나 자동차의 연료가 떨어져 안개를 벗어나지 못하고 멈춰섭니다
괴물의 울부짖음에 차라리 자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총으로 아들까지 죽이고 총알이 없어 홀로 살아난 데이빗은 서서히 안개가 걷히며 군인들이 나타나자
자신의 그릇된 판단에 가슴을 쥐어짭니다
그렇게 살려고 바둥대다가 삶의 의지를 그렇게 쉽게 포기한다는 설정이 어색했지요
또 근래에 드물게 영사기 사고까지 경험했습니다
중간에 필림이 엉켜서 영상이 흐트러져 약 20분간을 헤메다가 다시 돌려 보여주더군요
그 옛날 낡은 필림이 상영중에 종종 끊어져 야유의 휘파람소리가 극장안을 시끄럽게 했었는데 ....
환불소동이 나고 종료후에 초대권으로 보상을 한다며 죄송하단 말을 연신합니다
오래도록 부부로 산다는 것이 참 어려운 모양입니다
청주 방문 때 ..
눈사태가 날듯하더니 금새 녹았어요
무덤엔 영고성쇠가 다 있는 것 같아요
나무와 하늘이 있는 한 새들의 천국은 영원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