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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체념

jaye syo 2007. 12. 17. 22:39

- 양아치섀끼가 천운을 얻어 대통령이되는 긴데 우짜겠습니까? 

 

주말에 긴여행을 하였습니다

타고 난 역마살을 아주 가끔은 다스려줘야 몸과 정신이 안정되기라도 하는 양

때가 되었다 싶으면 내면 깊숙이에서 무언가가 충동질을 해댑니다

잘익은 북숭아빛 얼굴색이었던 옛 첫사랑이 대구에서 온 여학생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대구는 친근한 느낌의 도시이고 희미해진 그녀의 모습이 그곳에는 참 많기도 해요

모처럼의 방랑은 즐거움 자체지요

햇살이 퍼지기 전 뽀얀 옅은 운무에 쌓인 들녘은 태고의 고고한 아름다움을 과시합니다 

저 광경에 고무되지 않는다면 어찌 살아있는 생명체라 하리요

에라 기왕지사 동해를 보고야 말리라

건천으로 샜어요

금척리고분군이 아침을 맞이하여 해를 등지고 들판을 막아섭니다

아니 웬 까마귀떼가?

고분에 뿌리를 단단히 내린 천년 고목에 새까맣게 앉았다가 후루룩 날으는데 또한 장관입니다

이 웅대한 무덤의 주인이 누구일까?

 

- 왕릉의 주인이 밝혀진 것은 불과 서너개 뿐입니다

그것도 정확한 것은 아니구요 98%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추정한 거지요 -

 

정선생의 설명은 어딘가 부실했어요

찬바람이 쌩 불고 추위에 움추려 의욕이 뚝 떨어져 그랬겠지요

고대 지역사라는 말 때문에 정선생에게 그만 붙들려 뜻하지 않게 과분한 점심대접을 받고

동해고 뭐고 발길을 집으로 돌려야 했습니다

 

대선은 초미의 관심사이면서도 외면을 서슴치않는 하찮은 일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돈벌이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마당인지라

우려의 마음에 과연 그 향방이 어떻게 귀착될 것인가라는 한마디에

어떤 범상치 않으신 분께서 명쾌하게 정의를 내립니다

사실 우리 국민은 다 범상치 않습니다

이 말의 주인공이 개인택시를 운전하시는 나이지긋한 분이였으니까요

명태조 주원장의 전기라도 본 것일까?

주원장은 출신이 불분명한 인물인데다가 어려서부터 밥을 굶지않으려고

절간에 들어가 중노릇을 하며 연명을 하였고 도둑떼의 졸개에서부터 승진하여

중간보스를 거쳐 소두목으로 입신하면서 독자세력을 키웠고 점차 커지며

그렇게 증오하던 유가들과 손을 잡으며 천하를 거머쥐게 되었지요

당시 부폐한 유가들이 정권을 농단하며 나라를 망쳐놓은 꼴을 뼈져리게 보아온 탓에

이들을 몰아내는 것만이 백성을 내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신념에 유가들에 대한 보복이 처절했어요

하지만 제대로 교육을 받고 수신제가를 하던 유가들의 살신성인의 경지에 놀라

이들은 절대로 강제 복속을 시킬 수 없음을 깨닫고 회유와 타협을 하게 되며

국가경영의 초석은 도둑떼들의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어렵다는 현실에

유학의 대가들을 끌어들여 국가의 틀을 잡아나갑니다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추켜세웁니다만 주원장의 잔인한 성품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양아치새끼가 천운을 타고나 대권을 잡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말하지만

개명한 사회의 일원으로 양아치새끼를 대통령으로 뽑는다? 

슬픈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