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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1

jaye syo 2007. 8. 18. 00:26

불국토를 구현하려고 난리를 치뤘나 봐요

부처를 우아하고 근엄하면서 친근하게 부조도 하고 통돌을 깍아 조각도 하고

오르기도 힘든 높다란 곳에 석탑도 조성하고 절벽같은 석벽에 선으로 그림을 그려놓고....

 

남산은 경주에 갈적마다 궁금했어요

그러면서도 정작 오르지는 못하고 주변만을 맴돌다 돌아오곤 하였지요

인간의 파괴 본능은 어쩌면 자연의 순리일지도 보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처의 목은 왜 부러뜨린단 말입니까

 

"긁히고 벌래먹은 사과를 포장만 잘해서 일등품이라고 내놓는 꼴이지"

대선후보경선을 두고 조중동 메이저 언론들이 후보자에 대해 보도하는 꼬라지가 그렇다며

오랜만에 만난 오선생의 날카로운 지적이 작열합니다

"장사를 제대로 하려면 최상품을 선별해서 고객에게 내놓아야 높은 값에 팔리지

 이미 기스 난 상품을 일등품이라 하면 누가 사겠냔 말이지"

이명박 박근혜 두사람의 니전투구를 기스 난 사과에 비유하는 군요

변화를 외면하고 구태에 머무른 언론의 한심한 작태를 절묘하게 웃어주네요

 

품안의 자식입니다

이미 품을 떠난 자식은 부모의 느닫없는 출현이 달갑지만은 않지요

공휴일 출근을 핑계로 따돌립니다

홀가분하게 물만 두통 챙겨들고 남산에 올랐지요

구름이 서서히 걷히면서 푹푹찌기 시작하는데 숨이 탁 막힐 정도로 굉장합니다

삼릉에서 계곡을 타고 올라요

목없는 부처가 반깁니다

 초입입니다

 벌써 사과를 생산하였군요

 벌래가 주둥이를 내밀고 있다가 사진을 찍으려니 쏙 들어가 버립니다

 삼릉이지요

 사람의 발자취가 무섭습니다

 

 

앞가림에 매듭을 보세요 얼마나 정교하고 정감이 갑니까 왜 이렇게 무참히 부쉈는지......

 

멀리서 보기에는 그냥 돌산일뿐 별다른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데 산속으로 들어서며

예사롭지않은 인간의 작위가 하나 둘 눈에 띄어 마음을 흔들더니

산에서 산을 둘러보매 수려하고 웅혼한 풍광이 옛조상 신라인들의 염원을 아직도 품고 있어요

그래서 한승원은 남산을 그리도 멋지게 묘사하였구나!

 

부조된 부처는 그 표정이 까다로워요

뱃길로 들어온 이방인의 자화상이란 말인가?

 선으로만 그림을 그렸습니다 부조의 밑그림이었을까요?

 겸제의 인왕제색도의 분위기입니다 비개인뒤 곳곳에 물줄기가 흘러요

 짤린 목을 시멘트로 붙이고 훼손된 얼굴을 멋대로 복원하였구요

 무인의 얼굴 같지요? 부처님의 무소불위의 힘을 저리 표현하다니 ......

 솜씨가 좋습니다 밧줄에 배달려 정으로 쪼았다고 한승원은 그의 소설에서 말합니다

풍화가 빚어놓은 자연스러움입니다 도봉산 마당바위에서 오봉쪽을 보면 성모상 비슷한게 있는데

분위기가 흡사합니다

 

15일 몹시 힘든 날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