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미래를 예측하기란 참 어렵다
자료수집차 남산엘 가려고 토요일 일요일을 경주행 계획이었는데
먼 시골에 사시는 전선생님의 전화수화기를 통한 말씀이
전에 부탁한 자두 한상자를 택배로 보냈는데 토요일에 도착할 거란다
아뿔사 묘하게 꼬이는 느낌이다
토요일 홀로 출근한 사무실을 지키며 자두를 기다리고 날씨의 변화를 주시한다
비가 추적추적오네?
그 먼길을 혼자 가려니 맥이 빠진다
동내 친구에게서 별일 없으면 도봉산 안내를 좀 해다고 연락을 받고
먼저 떠난 일행에게 비도 오고 친구들의 부탁도 있고
그냥 남아있으면 안되겠는가 타진을 하니 좋도록 하란다
도봉산 아래에서 사는 업보이리라
울며 겨자 먹는다고 아침부터 서둘러 도봉산역으로 마중을 나가고
이들을 안내하여 산으로 오르는데 입구부터 인산인해를 이룬다
늘비한 상가를 지나며 막걸리를 몇병씩 사서 베낭에 넣고 물도 넉넉히 챙기고 본격 산행을 한다
말이 도봉 아래에 사는거지 실로 몇년만에 산을 오르는 것인데
땀을 뻘뻘 흘리며 헉헉 대다가 한 순간 길을 잘못들어서 저 마당바위며 관음암을 놓치고
자운봉으로 곧 바로 오르는 코스에 진입한 자신을 본다
미리 말이나 해두지 말 걸 큰소리 땅 치며
우리는 마당바위로 해서 경관 빼어나고 기도빨이 영험한 관음암을 거쳐
능선을 돌아 자운봉으로 올라 포대능선을 타고
저 유명한 춘성이 주석하시던 망월사로 내려갈 것이다 했는데 하이고 이 일을 어쩐다냐
미안하구나 하였더니 다들 괜찮다며 빨랑 오르기나 하란다
얼마나 더우면 산중턱 계곡물에 등목을 하랴
저거 벌금이 50만원인데..... 지나는 중년 아주머니의 민망스런 말씀에 피식 웃음이 난다
정상의 바위 봉우리의 오밀조밀 기묘한 모습에 자연 풍화가 모든 조화를 다 부리누나! 감탄한다
감악산 친구네집에 갔을 때 마당에 버젓이 세워둔 것을........
망월사에 잠깐 들러 절간을 둘러보고 망월사역 방면으로 내려온다
이들의 물놀이는 보는이로 하여금 시원함을 덩달아 준다
저 둔탁한 몸매에 놀라운 날렵함이 숨어있을 줄이야
관객의 열열한 갈채를 받다
말만한 처자들도 예라 못참겠다 풍덩
어떤 심술궂은 등산객이 호각을 불어 제낀다
이들은 그 호각소리에 뿔뿔이 서둘러 흩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