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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원동 딱다구리

jaye syo 2006. 7. 14. 00:04

도니제티의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 에프엠 전파를 타고 흘러나와요

비가 내리는데도 아침부터 후덥지근합니다

봉원동 숲 근처에서 잠시 머뭇거리는 중에

따다다다다다.....

따다다다다다.....

어렴풋이 들립니다

딱따구리 소리인데?

 

뒷산에 딱따구리 쌩 구녕도 뚫는데

우리집 잘난서방 뚫린 구녕도 못뚫어

 

정선아리랑의 한구절이 연상돼요

인간의 기억이란 묘한구석이 있습니다

동내처녀들 사이에서 인기를 독차지하며 즐거워하는 자신을  

멀찌기 숨어서 보며 몰래 눈물을 흘리는 사랑스런 아데나를 본 네모리노는

아! 드디어 아데나가 나를 사랑하는구나! 하며

그 유명한 아리아를 기쁨에 겨워 부르지요

그런데 그 곡조가 음울한 느낌으로 기분을 착 가라앉혀요 

은은히 들리는 딱따구리의 소리에

해학 넘치는 구녕타령으로 기분이 바뀝니다

그대에게 전화를 해볼까?

보고싶다 잘지내고 있냐 여기는 비가 계속 내린다

건강이 최고니까 항상 조심해라 언제 시간을 내서 만나자등등...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 놓지요

보고싶은 얼굴이 있음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