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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

jaye syo 2006. 6. 28. 19:44

 

드디어 노랗게 익은 살구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보기만해도 입에 침이 돌지요

시큼달콤한 맛에 참을 수 없는 식탐으로

편치않은 속임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열개 정도를 먹습니다

벌래들도 신이났어요

매일 몇백개씩 떨어질 판이니

벌래먹은 것 떨어지다 깨진 것 줍다가 밣인 것 등등

거들떠보지도 않고 버려지는 것들은

전부 저들의 차지가 될테니까요

한마디로 처치곤란의 지경이지요

 

입심 걸은 득호엄마

우리집 발바리 발정나서 동내 숫캐 모여들면

"저년은 서방도 많아"

눈을 흘깁니다 

 

마당에 주렁주렁 달린 살구에

20년도 더 된 발바리가 기억에서 살아납니다

직원들 중에 부장님하고 나만 살구를 즐겨먹는 것 같아요

"실컷먹고 우리만 백살넘게 살아요"

부장님은 마냥 즐거워 합니다 

 

강남 한의원에 또 가는데 살구 한봉지 가지고 갔지요

간호사 무척 좋아합니다

어제는 별로 아픈줄 모르고 침을 맞았는데

오늘은 그 작은 침이 무지 아픕니다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징조라며

침쟁이 의사는 힛쭉 웃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