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노랗게 익은 살구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보기만해도 입에 침이 돌지요
시큼달콤한 맛에 참을 수 없는 식탐으로
편치않은 속임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열개 정도를 먹습니다
벌래들도 신이났어요
매일 몇백개씩 떨어질 판이니
벌래먹은 것 떨어지다 깨진 것 줍다가 밣인 것 등등
거들떠보지도 않고 버려지는 것들은
전부 저들의 차지가 될테니까요
한마디로 처치곤란의 지경이지요
입심 걸은 득호엄마
우리집 발바리 발정나서 동내 숫캐 모여들면
"저년은 서방도 많아"
눈을 흘깁니다
마당에 주렁주렁 달린 살구에
20년도 더 된 발바리가 기억에서 살아납니다
직원들 중에 부장님하고 나만 살구를 즐겨먹는 것 같아요
"실컷먹고 우리만 백살넘게 살아요"
부장님은 마냥 즐거워 합니다
강남 한의원에 또 가는데 살구 한봉지 가지고 갔지요
간호사 무척 좋아합니다
어제는 별로 아픈줄 모르고 침을 맞았는데
오늘은 그 작은 침이 무지 아픕니다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징조라며
침쟁이 의사는 힛쭉 웃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