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景福

jaye syo 2006. 5. 19. 00:53

처음 가본 경복고등학교

동문회기념관엘 둘러봅니다

경복의 유래를 설명하는 안내판에

경복궁에서 경복이란 글자를 따서 이름지었다고 쓰여 있습니다

한글세대의 가벼움이 엿보입니다

고전에 소양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경복의 출전이

시경이라는 것을 쉽게 알았을터인데 .......

 

노년의 신사 한분이 졸업생명단에서 이름을 확인하고는

"내가 3학년때 해방이 되었지요" 하십니다

1921년 일제식민지시절에 세워졌기 때문에 해방직전까지

일본사람이 교장을 역임했지요

노신사는 그때의 교장을 떠올리며 하시는 말씀

"참 더럽게 생겼지요 그래서 별명도 더러웠어요"

동행한 호기심 많은 우리부장님

"별명이 뭔데요?"

"숙녀분에게 말하기는 좀 그런데........"

"괜찮아요 말씀해 보세요?"

"그래도 좀 그런데..... 정 그러시다면..........."

소리를 낮추어서 뭐라고 하셨는데

부장님이 계면쩍게 하하하하... 웃습니다

아름다운 교정을 두루 보고는 부랴부랴 사무실로 왔지요

백악과 인왕의 정기가 서린 곳이라느니

그 기를 받아 인재가 많이 배출되었다느니

보성녹차를 우려 마시면서 경복고등학교를 예찬합니다

"아까 그 교장의 별명이 뭐래요?"

궁금 했지요 그래서 물었더니 우리 부장님 머뭇거려요

직원들의 눈길이 확 쏠리자 마지못해 대답합니다

"개보지"

 

남자에게 이러한 별명을 붙였다는게 얼마나 악랄했으면 그랬을까

짐작이 간다며 패망의 직전이라 강제징용에 극성을 다했을텐데

못생긴 모습에다가 그 극성에 어울릴만한 별명을 지었다고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