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무지하게 많이 온 날 방통대 마당에 ........
달도 뜨고
모처럼 쉬는 일요일 저녁
딸은 맥주를 한병 따서
커다란 컵에 계량이라도 하듯
분량을 저울질하며
오차범위 제로에 가깝게 따룬다
염도 낮게 잘 말린
오징어를 구워내고
생땅콩 생아몬드 볶은 콩
아작아작 씹으며
텔레비젼앞에 나란히 앉아
이비에스 세계테마기행을 본다
"아빠 좋은 생각이 났어"
"뭔데"
"아빠가 나한테 1 분 자유이용권을 주는거야"
"그게 뭔데"
"내가 1 분동안 아빠를 마구 만지는거야"
"얘가 뭔소리를 하는거야 까불지마"
가부좌 틀고 앉아 맥주를 홀짝이며
먼나라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있는데
느닷없이 발바닥을 긁는 바람에
소스라쳐 놀라
"너 땜에 내가 오래 못 살아 이러다가 심장마비 일어나 야" 하니까
한동안 깔깔 대더니
1 분 자유이용권을 달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