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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월 황소

jaye syo 2007. 4. 10. 00:23

"좋네"

"아무리 좋아도 그렇게 표현하면 않돼요 남자들 내논다니까요"

"어머 그렇게 안보았는데 은근히 웃기시네"

 

북한산엘 실로 오랜만에 올랐습니다

아무 준비없이 카메라 가방만 달랑 메고 평복에 구두를 신은체로 따라나선 것이지요

배낭에 각자 빵빵하게 담아왔더군요

 

정릉 청수장 골짜기로 올라 대성문으로해서 칼바위쪽으로 향합니다

 

 

진달래가 막 피기 시작하네요

위로 올라갈수록 아직 꽃봉우리가 꽉 닫혀있습니다

 

 

이 아이는 저 큰 바위를 흔들고 혼자 좋아라 합니다

 

 

만리장성이 따로 없지요

황사가 장난이 아니예요 

 

"우리도 먹고 가자"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먹자판이 걸판져요

 

 

일행은 적당한 장소를 찾아 배낭을 풀어요

별게 다 들어있습니다

자리를 펴더니 온갖 반찬이며 도시락이 쏟아져 나오고 서울 장수막걸리까지.......

황송하게도 내도시락을 준비해온 분이있더군요

계란말이 소고기장조림 깻닢자반 김장김치에 속박아넣은 무우김치 쑥빈대떡

따끈한 커피 사과 귤 등등

옛날 몰래 숨어피우던 담배를 한개피 얻고 불까지 빌립니다

그러면 "넌 오뉴월 황소냐"고 합니다

뭔말인가 했지요

오뉴월엔 파릇한 새싹이 무수히 돋아요

황소란 놈은 입만 가지고 다녀도 먹을 것이 지천입니다

졸지에 내처지가 오뉴월 황소가 되었습니다 

 

좌정을 하고는 막걸리부터 기분좋게 한잔 마시고 식사에 들어갑니다

"야 이거 이렇게 해오니까 좋다"

"땅에 묻은 겁니까?"

"김치냉장고에서 익은 거예요"

"맛이 참 좋네"

좋네에서 딱 걸렸습니다

남자들 진짜루 내논다니까요

좋네를 외친 아주머니 배가 아프도록 웃습니다

 

 

버들치가 놀고있어요

아름다운 산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