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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절판되어 구하기 어려운 책을 인터넷을 뒤져 찾아냅니다
다행히 청계천 7가 헌책방에 한부 나와있다고 나타나요
전화를 걸어 점심식사를 하고 찾아뵙겠다 통고를 합니다
오랜만에 방통대 식당엘 가요
대학로에서 청계천 7가까지는 교통이 여간 불편한게 아녜요
찬바람을 맞으며 이대병원쪽으로 방향을 잡아 동대문을 지나
청계천에 이르러 아래로 내려갑니다
뭔 날씨가 이리도 을씨년스럽답니까?
한쪽은 파란하늘이요 햇빛이 쨍한데 한쪽은 먹구름에 눈발이 휘날려요
어느새 청둥오리가 청계천에 좌정했는가 봐요
예쁜깃을 자랑하며 유유자적 자맥질을 즐깁니다
아니?
저것이 뭔 짓이여?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몇개라고?
넙쩍한 주둥이로 옴짝 못하게 머리털을 꽉 물고는 순식간에 등위로 올라타설랑
후다닥 흘레를 해버리는 군요
천연덕스러워요
오리라고 첨단 문명에 적응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사람이 내려다보는 발치에서 이놈들 한다는 짓이.....
아 그러고 보니 인간은 인간만의 윤리의식이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걸 깜빡했네요
눈발이 휘날리든 말든 저 오리의 생체리듬은 번식의 시기를 감지하고
하늘의 섭리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을 뿐인데
한 순간 얄미운 생각이 스치우는 군요
그러면서 내 사랑스런 님이 퍼뜩 떠올라요
수없이 떠오르는 상념들의 연상이 어쩌면 인간의 축복이자 굴레라는 생각에 미칩니다
실없는 웃음이 지나가지요
봄의 시샘치고는 너무 요란합니다
거친바람하며 흰구름 검은구름 차갑게 뒤섞이고 싸한 추위가 귓밥을 아리게해요
저녁무렵엔 제법 눈이쌓입니다
그래도 햇살을 받았던 쪽은 내리는 족족 녹는데 그늘에 가리운 쪽은 하예요
서둘러 나왔던 새싹위에도 눈이 소복하구요
당신은 특별합니다
폼이 오리와 비슷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