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쪽에서 금화터널을 빠져 나오니
울쑥불쑥 건축물사이로 보름달이 환합니다
문득 그려지는 그대 모습이 어른거려
휴대문자를 똑똑 찍어보내요
-서울 하늘에 환상의 달이 떠올라요-
삼성의료원에도 동부간선도로에도
도봉산 수락산사이에도 삶과 죽음이 엇갈린 곳에도.....
장례식장의 엄숙한 분위기 아랑곳
검은옷의 무리들은 군데군데 똬리를 틀고 말 보따리를 풀어
소주잔 기울이며 어제와 오늘을 쏟아냅니다
-아! 너로구나! 몇살이니?
-마흔넷예요
-깐난애기였잖아?
-그땐 그랬지요
-얼굴이 그대로 있어 알아보겠다
사람의 기억은 신비합니다
정말 까맣게 잊고 몇십년이 지났는데 마주보는 순간
아! 감탄사와 함께 그시절이 선명하게 보이는 듯 하지요
밤을 새워 빈소를 지켜줘야 도리건만 ......
-여긴 흐려서 구름에 가렸어요-
먼곳의 그대는 저 아름다운 달을 볼수가 없나보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