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서울83 * 9669

jaye syo 2006. 12. 23. 19:59

 

 

커다란 걸개그림에 가라운 광화문앞

신호대기중

검은색 모쏘 운전석창으로

압사라의 현란한 팔뚝이 쑥 나온다

관음보살 가느다란 손가락사이에

하얀 권련이 재를 떨구고

춤추듯 쏙 들어갔다가 다시 재를 달고 나와서는

속도 느린 손가락에 똑똑 얻어맞고

 

백밀러에 비친 얼굴 환한 통통한 그녀는

어색한 담배 다 피우고

아름다운 춤 멈추더니

이세상에 가장 큰 재털이인 지구에

꽁초 휙 던지고

무심히 달아난다

억지미소를 지으며 버려진 꽁초 줏어주고 싶다만

쌩 달려가는 관성이 애증의 화를 돋꾼다 

 

-아름다운 여성은 담배를 피우지않습니다-

 

차량의 번호판을 그냥 훌터 봅니다

그 숫자들이 무수히 조합을 반복하고 스쳐지나고 어떤 것은 반쪽만 보입니다

왜 담배를 피우면 꽁초를 도로에 버릴까?

볼수록 얄밉습니다

그 얄미운 검은색 무쏘를 따라 이화동사거리까지 가며

상념의 교차를 심하게 격습니다

그 예쁜 손가락을 지닌 저 여성은 과연 아름다울까?

관능이 철철 넘치는 살색을 자랑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