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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나라

jaye syo 2006. 12. 19. 21:00

도봉산역에서 본 수락산 

 

일요일 아침

온통 흰색으로 도배질된 풍경이 창을 통해 시야에 들어옵니다

재작년에 수락산이 보이는 쪽으로 아파트 서너동이 지어지는 바람에

실내에서 느긋하게 수락을 감상하기란 불가하지요

이럴땐 경비실에 부탁하여 옥상을 오르는 통로의 열쇠를 빌려설랑

장비를 챙겨 도봉이랴 수락이랴 망원에 담는 것이 가장 상책일진대

아쉽게도 눈발과 구름이 봉우리를 가리고 있어서

가방만을 달랑메고 집을 나섰지요

구름이 듬성듬성 틈을 내더니만 파란하늘 사이사이 햇살이 삐져나옵니다

늙으막에 대머리 벗듯 서서히 만장봉이 두리뭉실 나타나고

도봉의 허여스름한 비경이 온전히 펼쳐집니다

여기 저기 폰카메라가 머리위로 올라가는 군요

 

빛의 도움없이는 저 흰 백색도

그저 부옇고 칙칙하고 은근히 암울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지요

 

 도봉산역 공원에서